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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신임투표 '승부수' 그리스 위기 넘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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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신임투표 '승부수' 그리스 위기 넘길까

입력
2011.06.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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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의 대가로 가혹한 긴축을 요구하는 채권국의 압박과 이에 대한 반체제 운동 수준의 국민 저항 사이에서 게오르기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에게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그리스 또는 채권국이 며칠 내로 양보하지 않는다면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뿐 아니라 유로존(유로 사용 국가들) 전체가 휘청거리게 될 것"이라며 "그리스 재정위기가 벼랑 끝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건은 파판드레우의 긴축정책이 안팎으로부터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느냐다. FT는 내각 신임투표라는 승부수를 던진 파판드레우 총리의 진퇴에 따라 전개될 향후 시나리오를 3가지로 예측했다.

#1. 파판드레우 신임투표 통과때

극심한 정치 혼란과 여당 의원들의 잇단 사퇴에도 불구하고 파판드레우의 연립 정권은 여전히 의회의 다수당이다. 파판드레우는 17일 긴축정책의 원흉으로 지목된 게오르그 파파콘스탄티누 재무장관을 경질한 새로운 내각을 발표했다. 신임 재무장관은 파판드레우 총리의 정치적 경쟁자이자 현 국방장관인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로 낙점됐다. 파파콘스탄티누 재무장관은 환경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26일 의회 투표로 신임을 묻기로 했다. FT는 그리스와 협상 중인 유럽연합(EU) 관리를 인용해 "쉽지 않겠지만 파판드레우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그리스 정부가 추진하는 긴축정책은 탄력을 받고,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의 1,200억유로 규모 2차 구제금융지원도 예정대로 다음달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파판드레우가 생존할 경우 구제금융의 민간 참여 여부를 놓고 갈등 중인 독일과 유럽중앙은행(ECB)도 타협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을 전망이다. IMF 상무이사 주 민은 "그리스 정부가 긴축 제안을 내 놓고 우리가 그것을 검토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 신임투표 부결, 디폴트는 모면

파판드레우의 내각 신임안이 부결되면 공은 IMF와 유럽중앙은행(ECB)으로 넘어간다. 당장 1차 구제금융 1,100억유로 가운데 5차분 지원금 120억유로를 다음달 지급할지 말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파국이 국제 금융시장에 끼칠 영향을 생각할 때, 이들이 바로 그리스를 디폴트에 빠지게 놔둘 가능성은 낮다. 신임투표가 부결돼도 5차분 지원금이 집행된다면 '긴축 없이는 구제 금융도 없다'는 유로존의 원칙이 훼손된다. 대신 5차분 지원을 바탕으로 파판드레우는 새 연정 파트너를 찾거나 조기 총선을 추진해서 긴축정책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

#3. 최악의 디폴트 상황

그리스 의회가 신임안을 부결시키고 EU와 IMF가 지원금을 집행하지 않으면, 곧 디폴트다. FT는 "지난 60년 동안 없었던 선진 시장의 첫번째 디폴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이치뱅크 유럽경제연구소 길레스 모엑 공동대표에 따르면 첫 번째 대형 '부도 수표'는 다음달 15일 만기가 돌아오는 24억유로 규모 국채다. 시장이 더 우려하는 것은 그리스의 악몽이 다른 유로존으로 번지는 것.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17일 11년 사이 최고치인 5.73%까지 치솟는 등 시장은 이미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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