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야구협회의 한 심판이 중학교 야구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있었다고 폭로,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교육청과 전남도체육회는 즉각 승부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다.
전남야구협회 소속 심판 김모(40)씨는 17일 “전국소년체전을 앞두고 지난 3월 전남지역 야구 중등부 예선전에서 야구협회 심판이사가 ‘A중학교가 이길 수 있게 판정을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당시 김씨는 전남 여수에서 열린 A중학교와 B중학교 예선경기 주심을 맡았으며 경기직전 심판이사가 찾아와 “B 중학교 교장이 경기장에 와 있으니 콜드게임으로 끝나면 안되고 또 A중학교가 져서도 안 된다”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는 A중학교가 4대2로 승리했다.
심판 김씨는 또 “이 심판이사가 이틀 뒤 열린 A중학교와 C중학교의 결승전 심판을 맡은 다른 주심에게 ‘A중학교가 이길 수 있게 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기에서 C중학교는 3회까지 6-2로 앞섰지만 경기 중반 볼 넷 판정이 3차례 연속 나오면서 A중학교가 6-1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에 C중학교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 경기가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졌고 결국 C중학교의 몰수패가 선언돼 A중학교가 소년체전에 나가게 됐다.
김씨는 “경기에서 패한 학생들이 울음을 터뜨리며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모습을 보니 어른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에 양심선언을 하게 됐다”며 “이런 일이 수도 없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야구협회 관계자는 “전남 지역은 야구환경이 열악해 한 학교가 일방적으로 패하게 되면 감독이 경질되기 때문에 콜드게임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한 적은 있지만 승부조작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