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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 빈 라덴 후계자에 알 자와히리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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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 빈 라덴 후계자에 알 자와히리 지명

입력
2011.06.1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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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가 16일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로 아이만 알 자와히리(59ㆍ사진)를 지명했다. 빈 라덴이 사망한 지 46일만에 수장을 공식 임명하며 조직 구조를 정비한 것으로 보여 알 카에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알 카에다는 이날 관련 웹사이트에 성명을 내고 “자와히리는 침략자인 미국과 이스라엘, 그들을 지지하는 모든 세력에 대해 성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알 카에다에 자와히리의 지도력으로 새 시대가 열리길 기도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자와히리는 빈 라덴을 이을 지도자로 일찌감치 거론됐던 인물이다. 지난달 이집트 국적의 사이프 알 아델이 지도자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조직을 잠시 정비하기 위한 임시 수장일 뿐 자와히리가 조만간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알 카에다는 빈 라덴 사망 후 오히려 미군의 공세에 위축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번 지도자 임명을 계기로 느슨해진 조직 내 결속력을 추스르고 반격의 계기를 찾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BBC는 알 카에다 조직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시위 사태로 각국의 대 테러 전선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을 활용하면서 신흥거점인 예멘 등지에서 세력 확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알 카에다 내 최고 전략가로 통하는 자와히리는 카이로 명문가 출신으로, 15세에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에 가입하면서 과격 이슬람주의자의 삶을 시작했다. 의대를 졸업하고 외과의사로서 수련을 쌓기도 했지만 이슬람 지하드 단원으로 활동했다.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관련 혐의로 3년간 옥살이를 한 후 이집트를 떠나 친소련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에 뛰어들었다. 빈 라덴과는 부상 전사들을 치료하던 중 만나 유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와히리가 부각된 것은 1998년 빈 라덴과 함께 사우디에서 미국 세력과 예루살렘의 이스라엘인 축출을 목표로 한 ‘세계 반(反)유대·십자군 이슬람 지하드 전선’을 형성하면서부터다. 이는 자신의 조직 이슬람 지하드 전선을 알 카에다와 사실상 통합시킨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새 지도자 임명에도 불구하고 알 카에다가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알 카에다가 46일만에 최고지도자를 임명한 것을 두고 조직 내 권력투쟁이 치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중동 아프리카 시위 정국 역시 무장투쟁과는 상당한 간극을 보이고 있어 알 카에다의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 아랍 위성보도채널 알자지라는 “중동 민주화 시위는 가능한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알 카에다의 기존 투쟁 방식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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