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세계 최대 지불결제 회사인 비자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키로 했다. 비자카드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수수료를 징수했다는 이유에서다.
비씨카드는 16일 내놓은 긴급 보도자료에서 "비자카드가 부당한 규정을 통해 높은 수수료를 강제하고, 이를 어기면 벌과금을 부과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이며 독과점 기업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자카드는 이날 오전 사전 예고 없이 벌과금 명목으로 두 회사간 정산계좌에서 10만달러(1억1,000만원)를 인출했다. 비자카드는 비씨카드가 해외에서 고객이 사용한 대금을 비자카드 전용선(비자넷)을 거치지 않고 현지 제휴사와 직접 결제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비자카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에서 비자넷이 아닌 통로로 결제가 이뤄진 걸 확인했다"며 "규정에 따라 건당 5만달러씩 총 10만달러를 인출했다"고 말했다.
비씨카드측은 "비자넷을 통하면 해외 결제액의 1%를 고객이 수수료로 더 부담해야 하므로, 미국(2009년 이후)과 중국(2006년 이후)의 경우 별도 통로를 이용해 결제를 해왔다"며 "그동안 이를 주시하던 비자카드가 이를 막기 위해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서비스 경쟁을 통해 가격인하 효과가 예상되는데도, 비자카드가 비자넷 이용만 강요하는 건 불공정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이번 수수료 분쟁은 예고된 것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연간 2,000억원에 육박하는 로열티 문제로도 분쟁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카드사가 비자, 마스타 등 국제카드사에 낸 수수료는 2,6000억원인데, 이 중 결제수수료는 800억원이며 나머지 1,800억원은 로열티"라고 말했다. 그는 "비자와 마스타카드 브랜드의 도움을 받는 해외 결제액(0.2%)에 대해 로열티를 내는 것은 타당하지만, 그와 무관한 국내 사용액(0.04%)에 대해서도 로열티를내는 것은 국부의 부당한 해외 유출이라는 점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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