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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두 얼굴을 가진 방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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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두 얼굴을 가진 방사선

입력
2011.06.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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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방사선의 위험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우리는 평소 하늘과 땅, 음식물 등에서 자연방사선을 받고 있다. 방사선량은 일본 원전 사고로 인해 건너온 방사능보다 훨씬 많다. 그렇지만 자연방사선량은 우리 몸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많은 양의 방사선이 우리 몸에 노출되면 정상세포의 일부가 바뀌어 백혈병과 암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방사선량 증가에 따른 백혈병 증가 추세나, 일본 원폭 생존자 자손의 연구에서 유전 변이의 영향에 대한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방사선량 증가에 따른 백혈병 증가 추세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온 몸에 1,000mSv처럼 아주 높은 선량이 피폭돼도 암 발생은 5% 정도 늘어났다. 하지만 50mSv 이하의 저선량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그룹에서도 암이 크게 늘지 않았다. 이처럼 방사선이 위험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언론은 고용량 방사선 피폭 경우까지 보도하므로 이를 접한 일반인은 방사선에 대한 두려움도 컸을 것이다. 특히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가 이런 기사를 접하고 느끼는 마음은 어땠을까? 남들이 조금이라도 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방사선을 매일매일 피폭(치료)받고 있으니 말이다.

방사선은 1895년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한 이래 가장 먼저 사람에게 의료용으로 이용됐고, 산업 분야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방사선이 빠르고 정확한 질병의 진단과 고정밀의 암 치료에 이용돼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방사선에는 위험과 이익이 모두 따르므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방사선을 쓰려면 전문가 손에 맡겨야 한다.

최근 방사선은 진단뿐만 아니라 암 치료에도 크게 쓰이고 있다. 방사선을 고에너지로 쪼이면 암세포가 죽을 수 있다. 이를 이용해 방사선을 쪼여 암세포가 죽게 해 종양을 없애는 게 방사선치료다. 방사선치료는 수술, 항암치료와 함께 3대 암 치료법으로, 칼을 대지 않고 고통 없이 종양을 제어할 수 있다.

따라서 장기를 보존하면서 종양을 없앨 수 있어 방사선은 치료에 갈수록 많이 이용되고 있다. 예컨대 유방암 치료의 경우, 예전에는 유방을 모두 잘라내는 수술을 했지만, 요즘은 종양 부위만 절제한 뒤 방사선치료를 통해 유방을 보존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라이낙이나 토모테라피로 종양에만 방사선을 쪼이고 정상조직에는 방사선을 거의 쬐지 않도록 하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법이 나왔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관련 연구가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익제 강남세브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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