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경찰에 연행된 여학생이 조사과정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본보 15일자 12면)과 관련해 홍영화 서울 광진경찰서장은 15일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같은 여성으로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홍 서장은 그러나 "조사 절차상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홍 서장은 "지난 10일 나도 유치장 현장에 있었고, 당시 CCTV를 확인해봤지만 논란이 될 인권 침해 요소는 없었다"며 "해당 학생이 특이 행동을 보여 혹시나 과민반응이 아닐까 안전을 위해 취한 불가피한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광진서는 홈페이지에 "연행된 7명의 여대생 중 1명이 자해 위험이 있다고 판단돼 스스로 브래지어를 벗도록 했으며 조사도 여경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조사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진정을 제기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역으로 해당 학생이 인권위에 진정한다면 당연히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대학생연합은 이날 청계광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경찰 측 주장을 반박했다. 광진서에 연행됐다는 한 여학생은 "해당 학생이 경찰에게 '브래지어를 벗을 이유가 없다. 안심하라'고 말했으나 경찰은 탈의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1명에게만 탈의를 요구했다는 경찰 측 해명에 대해서도 "7명 모두에게 브래지어 탈의를 요구했으나 학생들이 반발하자 '탈의하지 않아도 좋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또 "연행자를 면회하러 갔다가 경찰관들에게 반말과 폭언을 듣고 폭행까지 당했다" "경찰이 영장 내용을 보여주지 않고 압수수색을 했다"는 등의 사례를 제시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전날 "본인에게 영장을 제시해 열람시키거나 변호사 참여 하에 영장을 집행했다. 욕설을 하거나 머리를 발로 찼다는 내용 등도 사실무근"이라는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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