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뉴타운의 한 초등학교가 개교한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증축공사에 들어갈 처지에 놓였다. 서울시의회 김형태 교육의원은 최근 교육위원회 상임위를 열어 은평구 진관동 은빛초등학교를 증축하는 내용의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15일 밝혔다.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난 것은 인근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입주민들이 들어서면서 비롯됐다. 시프트는 자녀 수가 많은 세대에 가산점을 줘 우선 공급하는데, 학교 신설 계획을 세울 때 이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 실제로 은빛초 학군에 속하는 은평뉴타운 9, 10단지의 임대주택 비율은 무려 72.5%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일반 지역보다 입학 대상 어린이가 상대적으로 많다.
김 의원은 "2008년 7월 일반분양 물량이 시프트로 전환되면서 학생 수가 늘어날 것을 예측했어야 하는데 SH공사와 서울서부교육청이 대응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25학급, 학생 586명으로 올해 3월 개교한 은빛초교는 혁신학교로 지정돼 있다. 현재 학급당 인원 학생수는 25.4명으로 혁신학교 평균(24명)보다 많다. 그런데 시프트 등 임대주택 입주가 예정돼 있어 2학기에는 학생 수가 230명 정도 더 늘어 학급당 인원수는 35명으로 높아진다. 내년 상반기에는 학급당 인원수가 42명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증축 완공은 내년 6월로 예정돼 있어 앞으로 1년여 간은 교실 부족 현상이 불가피하다.
서부교육청 관계자는"39억5,000만원을 투입해 교실 20개를 더 지어 학생을 1,300명까지 수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본수 은빛초 교감은 "현재도 동아리 활동을 위해 만든 교실을 일반 교실로 사용하는 등 불편이 많아 교실을 늘리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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