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정보국(CIA)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 파키스탄인 5명이 파키스탄 정보국(ISI)에 의해 체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빈 라덴의 동태를 파악하려는 CIA에 가옥을 빌려 준 파키스탄인과 빈 라덴의 거처를 방문한 차량의 번호를 제보한 소령 등 5명이 파키스탄 정보국에 체포, 구금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레온 파네타 CIA 국장은 지난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했을 때 파키스탄 군과 정보기관에 정보원 체포에 대한 항의의 뜻과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금된 이들의 신병 처리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키스탄 군 당국은 체포자 중 군인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부인했으며, 정보 당국 역시 보도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과 파키스탄 양국간 관계가 균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 사례라고 NYT는 평가했다. 실제 워싱턴의 일부 의원들은 수년간 빈 라덴을 체포하지 않은 파키스탄이 오히려 빈 라덴 사살 작전을 도운 정보원을 체포한 것은 파키스탄과 미국의 우호 관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양국은 공개적으로는 관계 악화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마리 하프 CIA 대변인은 "모렐 부국장의 평가는 미 행정부의 공식입장은 아니다"며 "앞으로도 알카에다와 테러리스트 그룹에 대해 함께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사인 하카니 주미 파키스탄대사도 "CIA와 ISI는 테러리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상호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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