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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복 대신 턱시도 입고… '나눔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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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복 대신 턱시도 입고… '나눔 하모니'

입력
2011.06.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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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ㆍ검사들이 딱딱하고 권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이웃에 온정을 펼치는 자리를 마련, 눈길을 끌고 있다. 판사들은 법복 대신 턱시도를 입고 무대에서 나눔 음악회를 개최하고, 검사들은 바자회를 통해 독립유공자 유족 돕기에 나섰다.

14일 서울 서부지법에 따르면 15일 오후 6시부터 법원 10층 대강당에서 법원 조정위원, 마포구민 등을 초청해 '소년소녀가장 돕기 기금마련 나눔 음악회'가 열린다. 무대에 오를 주인공은 법원 소속 판사 16명과 직원 17명 등 35명으로 이뤄진 서율회(西律會). 내부 친목을 위해 올해 3월 만들어진 서율회는 이번 공연에서 중창 혼성합창으로 '6월의 어느 멋진 날에' '소양강 처녀' '상록수' 등의 곡을 선보인다.

서율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경환 부장판사는 "합창동호회 결성 후 안영률 서부지법원장이 '우리끼리 모여 노래만 할 게 아니라 의미 있는 행사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해 음악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서율회 회원들은 바쁜 일정을 쪼개 지난 두 달간 매주 재판이 없는 월요일마다 점심에 모여 호흡을 맞춰왔다.

행사 취지에 공감한 다른 판사들과 직원, 가족들도 평소 감춰둔 악기 연주나 노래 실력을 발휘하며 힘을 보탠다. 민사합의부 부장판사와 배석판사를 맡은 임복규, 고지은 판사는 영국민요 '소풍'을 플루트 듀엣으로 연주하고, 종합민원실 소속 정윤성 계장과 공익요원 김병준씨는 '캐논' 등 2곡을 아름다운 기타 선율로 들려준다. 법원 형사과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 중인 그룹 VOS 보컬 최현준씨와 종합민원실 공익요원 기타리스트 김강산씨의 무대도 준비돼 있다. 음악회에서 모인 기부금은 관내 지역에 거주하는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 서부지검 검사들도 관내 생존 독립유공자 유족을 돕기 위해 지난 2일 바자회를 개최하는 등 나눔 행렬에 동참했다. 바자회에는 MP3플레이어 토스터기 청소기 등 각종 전자제품을 비롯해 <사기열전> <초한지> 전집 등 도서, 각종 의류 등 230여 개 물품이 모였다. 이를 통해 모은 300여만원의 수익금을 서울지방보훈청과 협의해 관내 독립유공자 유족 세 가정에 각 100만원씩 지원했다.

서부지검은 2009년 11월부터 매달 아현노인복지센터에서 무료급식 봉사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아현동에 사는 어르신 20여명을 초청해 청사 견학도 실시할 예정이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단순한 성금 모금이 아닌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정성을 모은 행사"라며 "일회성 도움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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