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라톤의 간판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투여한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6일 국가대표 남자 마라톤 감독인 정모(51)씨와 충북 제천의 모 재활의학과의원이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들에게 조혈제를 불법 투약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지영준(30ㆍ코오롱)과 여자마라톤 유망주 이선영(26ㆍSH공사)도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 선수는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11분11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이 선수는 올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국내 여자부 은메달을 땄다.
경찰은 4월부터 이들 선수들이 헤모글로빈 수치를 급격히 올려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하는 조혈제를 주사하고 경기에 출전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벌여왔다. 조혈제를 맞고 마라톤을 뛸 경우 여자는 7~8분, 남자는 1~2분의 기록을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감독이 원주 S여고 감독으로 재직할 때에도 선수들에게 수 차례 조혈제를 주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혈제 투약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충북 제천의 모 재활의학과의원을 압수수색해 장부 등을 확보했다. 또 인근 병원에 의뢰해 투약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재삼 강원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세계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수사를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며 "내주부터 수사관을 훈련지로 파견해 관련 선수와 감독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춘천=박은성 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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