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이 13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의해 CCC로 떨어지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제기됐다.
S&P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3단계 하향조정해 에콰도르, 파키스탄보다 낮은 전세계 최하위로 매겼다.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해 12~18개월 내 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S&P는 성명을 통해 "그리스는 채권스와프(기존 국채를 신규채권으로 맞바꾸는 것)나 채권만기연장 등의 방식으로 채무재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어떤 방식이든 결국 민간 채권단의 분담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채권국으로부터 새로운 융자를 받아 빚을 갚는 리파이낸싱(채권차환)보다 시장에 덜 우호적인 것으로 S&P기준에 따른 사실상 디폴트라고 S&P는 밝혔다. 또 채무재조정이 강행되면 그리스의 등급은 선별적 디폴트(SD)로 낮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강등은 지난해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1,100억유로를 지원하기 시작한 데 이어 총 1,720억유로 규모에 달하는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그리스 신용등급 하락 여파에 따른 세계경기둔화 우려와 석유수요 감소 전망으로 이날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뉴욕금융시장 주가는 혼조세를 보였지만 예상보다는 여파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도 중국경제지표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상승해 그리스는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에선 그리스 디폴트는 시간문제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뉴욕소재 그래니트 스프링스 자산운용의 빈센트 트루글리아 이사는 블룸버그통신에 "그리스는 디폴트에 처할 것이며 문제는 시기"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그리스가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제2의 리먼브러더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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