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메가뱅크(산은금융지주의 우리금융지주 인수)'추진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3일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주기로 했던 당초 방침을 철회하는 쪽으로 막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메가뱅크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안팎의 여론이 매우 부정적이어서 이대로 강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내부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4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에서 메가뱅크와 관련된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할 경우 지분의 95% 이상을 인수하도록 한 것을 50%로 낮추는 쪽으로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을 고쳐, 사실상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할 수 있는 길을 터 주려고 했다. 하지만 야당과 금융노조는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반발기류가 거세자, 사실상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 자체를 불허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메가뱅크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시행령 개정을 포기하는 경우 우리금융 민영화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점. 또 다른 금융당국 인사는 "시행령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산은금융뿐 아니라 어떤 금융지주사도 우리금융을 인수하기 어려워져 우리금융 민영화 자체가 무산될 수밖에 없다"며 "산은지주의 우리금융 인수 문제와 시행령 개정 문제는 별개의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지주측은 정부 입장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산은지주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의지는 여전하지만 정부 방침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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