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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총리, 高성장·이슬람 발판 3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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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총리, 高성장·이슬람 발판 3연임

입력
2011.06.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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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총선 결과 예상대로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이 압승을 거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세 번째 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경제 성장 업적과 이슬람교 유권자들의 지지가 그의 승리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는 개헌안 단독 처리 가능 의석을 확보하진 못했다. 터키 민주화와 경제 과열, 외교 현안 등 많은 갈등 요소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예상보다 적은 과반 의석 확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터키 총선에서 99% 개표 결과 정의개발당은 50%를 득표, 전체 의석 550석 중 326석(59%)을 얻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이어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은 26% 득표로 135석, 제2야당 민족주의행동당(MHP)은 13% 득표로 54석을 얻었다. 무소속은 35석이었는데 이 가운데 소수 민족 쿠르드계를 대변하는 평화민주당(BDP) 지지 당선자 28명이 포함돼 있었다.

정의개발당은 2007년 총선 때(46.7%)보다 득표율은 3% 정도 올랐다. 하지만 의석 수는 341석에서 15석 줄었다.

에르도안의 승리 요인은

이스탄불 빈민가 출신으로 경제학을 전공한 에르도안 총리는 2003년 집권 후 경제 위기를 극복해낸 지도자다. 그의 집권 이후 터키 경제는 연평균 5%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8.9%나 성장했다.

또 리비아 사태와 아랍 민주화 혁명 등에서 이슬람권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터키를 지역 강자로 부상시켰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에르도안 총리는 터키를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가는 길에 올려 놓았고, 중동권 지역강자로 목소리를 내게 한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에르도안 총리는 98년 "이슬람 사원은 우리의 병영"이라는 시를 암송, 4개월간 복역했을 정도로 독실한 이슬람 신자다. 터키 인구의 99%를 차지하는 무슬림의 지지 기반도 확고했다. 친이슬람계 정당으로 분류되는 정의개발당이 10년 동안 집권할 수 있었던 이유다.

개헌 등 남은 과제는

정의개발당은 헌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거나(66%, 363석), 단독 발의해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의석(60%, 330석)을 얻지는 못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총선 승리 직후 연설에서 "비록 330석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야당, 언론, 학자들과 개헌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권과 서구에서는 그의 의도를 의심한다. 겐서 오즈칸 터키 빌지대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에르도안 총리의 개헌 목표는 대통령제 추진"이라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총리가 권한을 강화한 대통령제를 추진, 장기 집권을 꿈꾼다는 것이다.

과열된 경기, 시리아 같은 문제 많은 이웃나라를 가만히 두는 외교정책 등도 비판 대상이다. NYT는 "최소 60명의 언론인이 정권 비판 혐의로 체포된 현실, 유튜브 차단 등의 민주화 제약 조치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터키의 국부로 불리는 케말 파샤(케말 무스타파 아타투르크) 초대 대통령 이후 정치와 종교를 엄격히 분리하는 세속주의 원칙을 지켜온 터키를 이슬람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존재한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해 9월 사생활 보호, 아동 권리, 노조 단결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가결시켜 EU 가입의 길을 열었지만 세속주의의 굳건한 버팀목이었던 군부 인사를 쿠데타 혐의로 계속 체포해왔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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