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자존심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한국 가수들이 공연을 펼치고, 각지에서 몰려든 1만 여명의 유럽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지난 주말 K팝 가수들의 첫 유럽공연에서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이 무대에 오르자 그들은 태극기와 한글이 새겨진 옷을 입고는 '한국어'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함께 춤을 추었다.
이 새로운 문화현상에 놀란 것은 우리만이 아니다. 유럽 언론들도 K팝의 위력과 매력에 깜짝 놀랐다. 유럽을 덮친 한류의 '문화침공'을 1960년대 비틀스 현상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K팝은 한국의 이미지와 위상을 바꾸어 버렸다. 경제성장 덕분에 자동차와 전자제품이나 수출하는 나라에서 세계 젊은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나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제2의 한류'의 주역인 K팝 열풍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새로움과 차이의 힘이다. 뛰어난 가창력과 춤, 빼어난 외모와 스타일,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젊은이들의 감각과 감정에 맞는 노래가 있다. 에너지 넘치는 무대가 있다. 그리고 유튜브에 이어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적극적 마케팅과 소통이 있었다. 세계적인 음악가들까지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현상이고 무브먼트라며 흥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파리 공연을 주도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정보기술(IT)에 문화적 감성을 결합한 CT(Culture Technology)를 강조했다. K팝은 연습생제도를 통해 인재를 발굴해 집중 훈련으로 가수로 키워내고 그들을 세계시장에 홍보하는 스타 양성 프로그램의 결실이라는 것이다. 유럽을 뒤흔든 K팝은 이제 남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고 세계 음악시장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제 본격 시작이다. 과거 한류 때처럼 무분별한 과잉, 섣부른 자만심을 버리고 K팝 열풍 지속과 확산을 위한 단계적 전략, 독창적 상품 개발과 정책적 지원을 더욱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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