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베트남ㆍ필리핀 등 주변국이 남중국해의 난사군도(南沙群島ㆍ스플래틀리) 영토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이 남중국해에서 실탄훈련을 실시했다. 필리핀도 이달말 미국과 함께 연합 해상군사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며,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필리핀 국방부는 28일 필리핀의 서남부 지역인 남중국해 해상에서 미국과 공동으로 해상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고 중국 공산당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가 13일 보도했다. 필리핀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지난해에 이미 계획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탄도미사일을 적재한 미국의 최정예 구축함 ‘충훈’(CHUNG-HOON)호가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가 서태평양에서 실시될 다국적 합동 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12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를 떠났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 관심을 끌고 있다. 조지 워싱턴호는 남중국해를 비롯 서태평양 해역을 앞으로 수개월간 항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조지 워싱턴호가 필리핀과 미국의 합동훈련에 직접 참여하거나 배후에 진을 치고 간접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필리핀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난사군도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개입을 원하는 입장이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충돌이 발생할 경우 ‘공동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이 필리핀을 도울 것으로 믿고 있다.
베트남도 무력시위에 나섰다. 베트남 국방부는 1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9시간 동안 중부 꽝남성에서 남중국해로 약 40㎞ 떨어진 혼옹섬 등지에서 해군 군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훈련은 지난달 26일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베트남석유가스공사(페트로베트남) 소속 원유 탐사선 ‘빙밍 2호’에 연결된 케이블을 중국 순시선이 절단하며 양국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중국 역시 강력한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중국은 이미 9일 태평양 공해상에서 해군 정기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중국 동해함대 12척이 남하해 남태평양 위린(榆林)기지에서 출발한 남해함대와 합류한 뒤 남중국해로 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만도 행동에 나설 움직임이다. 대만은 12일 남중국해에 미사일이 탑재된 함정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베이징(北京)대의 한 군사 전문가는“남중국해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경제성장을 위해 주변지역의 안정이 필요한 중국 역시 영토분쟁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이달말 무력시위의 고비가 지나가면 서서히 안정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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