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디도스 해커' 중국서 검거 첫 강제 소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디도스 해커' 중국서 검거 첫 강제 소환

입력
2011.06.12 17:35
0 0

"김OO씨를 한국으로 '강제추방'할 예정이니 6월 1일 중국 옌지공항에서 인계 받기 바랍니다."

지난 달 20일 서울 양천경찰서 사이버팀 김대환 경위는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 공안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2009년 1월 중국 지린성에서 국내 1위 온라인 게임아이템거래업체 아이템베이에 디도스(DDosㆍ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가해 1,400억원의 피해를 입힌 공범 김모(37)씨를 데려가라는 거였다. 두 달간 이뤄진 공격으로 연 매출 5,000억원의 업계 1위 회사를 2위로 주저앉게 만든 주범이 2년4개월 만에 체포되는 순간이었다.

전북 전주시 출신인 김씨는 고향 후배이자 당시 후발업체 I사 이사였던 김모(35)씨와 손을 잡고 중국 현지 해커들을 고용해 아이템베이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1위와의 격차를 줄여야만 했던 I사에 수년 전 아이템거래업체를 운영해 컴퓨터 사용에 능한 김씨는 훌륭한 공범대상이었다. 범행에 가담한 김씨는 결국 디도스 범죄로 해외에서 검거돼 국내로 강제송환 된 첫 사례가 됐다.

수사는 인터넷주소(IP) 분석으로 풀어갔다. 2년 전 사건 접수 직후, 사이버 팀원들은 IP를 통해 중국 상하이 지린 창춘 등이 진원지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곧바로 인터폴에 수사공조 요청을 하고 중국 공안에 세 차례 공문을 보냈다.

검거의 결정적 계기는 공범의 제보였다. 김씨의 지시를 받아 아이템베이에 협박전화를 한 공범이 수사 당국에 제보를 하면서 김씨의 위치와 IP를 대조해 검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씨 역시 전문가다운 범행수법을 뽐냈다.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PC방을 옮겨 다니며 협박메일을 보냈고 때로는 신분을 숨기기 위해 '리철'이란 가명에 일부러 어설픈 한국어를 구사해 수사진이 범인을 재중동포로 오인하게 만들기도 했다.

중국에서 모든 범행을 시인한 김씨는 정작 지난 1일 국내에 송환된 이후론 부인으로 일관했다. I사 이사 김모씨와 대질신문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양천서 사이버 팀 관계자는 "두 사람간 계좌분석을 통해 돈이 오고 간 사실도 확인했고 통화내역도 확보했다"며 혐의입증을 자신했다. 경찰은 최근 김씨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 위반과 공갈 등 혐의로 구속했다.

김대환 양천서 사이버 팀장은 "이번 송환으로 범행 배후 등을 밝혀내는 데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기업간 디도스 공격은 피해가 많게는 수천억원에 달해 기업들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