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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또 불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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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또 불발? 괜찮아!

입력
2011.06.1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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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 번째 도전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또다시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증시 분위기는 그리 비관적이지 않다. 선진국지수에 편입돼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기를 염원하던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안돼도 크게 손해 볼 게 없다"거나 아예 "안 되는 게 오히려 낫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MSCI는 매년 6월 지수 조정을 하는 방침에 따라 오는 22일 올해의 조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MSCI 선진국지수 도전은 올해로 3년째. 지난 2008년 후보 명단인 워치리스트에 등록된 후 2009년부터 매년 6월마다 '올해는 편입될 것인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2009년에는 이스라엘만 편입되고 우리나라는 고배를 마셨고, 지난해에도 탈락의 쓴맛을 봐야 해다.

증권업계가 매년 6월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감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우리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23조~25조원 가량 유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2009년에도 상반기 4,770억원 유입에 그쳤던 영국계 자금이 편입 후인 3분기 전후로 3조원 가까이 늘었다. 만약 증권업계의 우려대로 이달 말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종료되면서 신흥시장에서 외국인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날 경우,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악영향 상쇄에 톡톡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지수에 편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MSCI와 한국거래소(KRX) 간 지수 사용권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MSCI는 한국시장이 선진국으로 편입될 경우 코스피선물지수 등을 실시간으로 이용해 해외에서 자유롭게 선물 상품 등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허용하라는 입장이지만, 거래소는 자본이동과 수수료 감소 등을 우려해 거부하고 있다. MSCI 실무진이 지난달 26일 방한해 거래소와 협상을 벌였으나, 양쪽 간 견해차만 확인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젠 증권가에서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를 접는 모습. 최근에는 오히려 선진국지수에 탈락하는 것도 괜찮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좋겠지만, 탈락하더라도 증시에는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추정에 따르면 MSCI 선진국지수 후보인 한국과 대만이 모두 지수에 편입되면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은 51억달러 정도, 한국만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64억달러 정도. 반면 만약 한국이 탈락하고 대만만 편입되는 경우 한국 시장에 들어올 자금은 무려 9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두 나라가 선진국지수에 들어가면 유입 자금이 나눠지지만, 대만만 포함된다면 대만에 투자됐던 신흥시장 자금이 한국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물론 한국과 대만 모두 편입이 안될 때는 자금 이동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 그러나 이 경우에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2년 사이 한국이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짐에 따라, 선진시장에 편입될 경우 신흥시장에서 이탈하면서 빠져나가는 자금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는 것.

현대증권도 한국과 대만 중 대만만 편입되는 경우를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현대증권은 "MSCI 신흥시장에서 한국과 대만 비중은 각각 14%, 11%인데, 대만만 선진국시장으로 격상될 경우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대만주식을 매도하고 한국 등 여타 신흥국 주식을 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정부 내에서도 글로벌 자금의 급속한 유입에 따른 불안정성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라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가 꼭 달갑지만은 않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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