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장기적 안목을 보여주는 명언으로 유명한 저우언라이(周恩來ㆍ1898~1976ㆍ사진)의 프랑스 혁명 관련 언급이 실제로는 통역과정에서 와전된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중국의 '영원한 총리'로 추앙받는 저우언라이는 1970년대 미국 수뇌부와의 회동에서 프랑스 혁명의 영향에 대해 언급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프랑스 혁명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당시 이 언급은 모든 것의 성패를 곧바로 판단하는 데 익숙한 서양인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던 전직 미 국무부 직원 차스 프리먼은 최근 저우 총리의 프랑스 혁명 관련 언급은 통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우 총리의 발언은 루이 16세를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게 한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1968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학생들의 시위에 대해 말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프리먼은 "나는 명확하게 그 대화를 기억한다"며 "교정을 하기엔 너무나 '맛깔스러운' 오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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