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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북극권 이슈와 노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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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북극권 이슈와 노르웨이

입력
2011.06.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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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기운에 무더위가 심하고 햇살이 뜨겁게 느껴질 때면 나는 북극의 빙원과 차가운 바람을 상상하면서 더위를 견디고 있다. 북극 대한민국의 연구기지인 다산과학기지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드 군도 스피츠베르겐 섬 니알슨 북위 78. 55도에 위치하고 있다. 2002년 4월에 세워진 다산과학기지를 방문한 것은 2005년 한 여름이었는데 6~8월 여름철이 되면 해가 하루 종일 지지 않고 지평선 위를 일정한 각도를 이루며 하루 한 바퀴씩 선회하기 때문에 태양이 24시간 지지 않는 백야를 경험하게 된다. 시간의 리듬감을 잃고 잠도 안자고 야회 채집을 하면서 땀도 흘리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이전에 내게는 노르웨이라는 나라는 그리그의 솔베이지 송과 입센의 희곡 노라 그리고 피요르드의 멋진 장관을 갖고 있는 스칸디나비아 북극권의 한 나라였지만 지금은 북극권 이슈에 대하여 협력이 필요한 국가로 인식되었다.

북극은 북위 66.5도 이북 지역을 지칭하며, 산림성장의 한계선, 북극에서 떠내려 오는 빙하(일명 유빙)가 남하하는 한계선, 또한 사계절 내내 땅이 얼어있는 영구동토층 한계선에 해당된다. 또한 기후학적으로는 7월 평균 기온이 영상 10도 이하인 지역을 북극권이라 한다. 유라시아와 북미대륙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바다인 북극해는 그 넓이가 950㎢로 지구 해양의 3%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반도 면적의 약 55배에 이른다.

북극해는 통상 바닷물이 얼어 형성된 해빙(Sea Ice)으로 뒤덮여 있는 바다로 해빙의 평균 두께는 2~3㎙에 이른다. 북극해 중앙부에는 수심 4,000㎞의 심해평원이 있으며 이곳의 최대수심은 5,440㎙에 이르지만 30% 이상이 대륙붕으로 구성돼 있다. 이 해저 대륙붕에는 금, 은, 동, 철, 아연, 주석, 니켈, 다이아몬드와 같은 광물자원과 석탄, 석유, 천연가스, 그리고 미래 에너지자원인 가스하이드레이트 등 막대한 양의 자원이 매장돼 있어 국가 간에 자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 온난화로 인해 북극해 해빙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북극해 해빙이 가장 많았던 2008년 2월 21일의 경우 해빙 면적은 1,500만㎢로 계속 줄고 있으며, 더욱이 2008년 여름에는 북서항로(캐나다 북극 항로)와 북동항로(러시아 북측 항로)가 동시에 열렸다. 해빙이 줄면서 북극권의 환경변화가 북극진동을 유도해 우리나라 겨울에 한파를 겪을 만큼 그 영향도 심각해지고 기후변화 연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북극해 접근이 용이해 지면서 자원 에너지 개발과 북극항로 등 경제적 효과에 따라 북극권 이슈의 중대성이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노르웨이는 난센이 최초로 그린란드를 횡단하고 아문젠이 최초로 북극의 북서로를 배로 통과한 이후 높은 극지탐험 수준을 갖고 있는 나라다. '랑스(Lance)'가 이끄는 다섯 개의 큰 탐험선이 북극해 주변을 항해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 다산과학기지를 포함해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이탈리아,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인도, 노르웨이의 연구기지가 있는 니알슨 국제 기지촌을 운영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1970년대 스발바르 인근 북해 유전개발로 가난한 농업국에서 선진국으로 변모했으며 현재 세계 3대 석유수출국이자 서유럽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이제 좀 더 적극적으로 노르웨이와 북극권 외교정책, 기후변화 관련 연구 활동, 북극항로, 자원 에너지, 극한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상호 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확인하고, 전문가 네트워크의 강화뿐 만 아니라 협력 범위를 확대하여 북극권 이슈에 대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 백야의 나라, 피요르드의 나라에서 우리의 파트너로서 노르웨이를 더 알아야 하겠다.

이홍금 극지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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