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이 10일 북부 도시 지스르 알슈구르에서 대대적인 보복 공격에 나서 민간인 수십명이 희생됐다. 시리아 정부는 지난 6일 이 도시에서 군인 경찰 120명이 무장괴한에게 살해당했다며 보복을 예고한 상태여서 유혈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시리아 국영TV는 이날 "무장괴한을 진압하기 위해 군이 지스르 알슈구르와 인근 마을에서 작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한 목격자를 인용, "군인들이 지스르 알슈구르 주위의 마을들에 포격을 가하고, 지스르 알슈구르에서 15km 떨어진 알지야라 마을의 밀밭에 불을 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현지 반정부 활동가를 인용, 지스르 알슈구르에서 40km 떨어진 마아레트 알누만 마을에서 탱크 포격으로 1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지역에서도 희생자가 나와 전국적으로 최소 21명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AFP는 시리아군이 헬기를 동원해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리비아 국영TV는 무장세력이 마아레트 알누만 마을 경찰서를 공격하는 바람에 보안군이 희생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시리아군은 병력 1만5,000명과 탱크 40대, 장갑차 수십대를 지스르 알슈구르 인근에 배치했다. 나흘 전 군경 120명이 무장괴한의 매복공격에 희생된 만큼 이들을 진압, 이 지역에서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군의 압박이 이어지자 이 도시 주민 5만명 중 3,000여명이 20km 떨어진 터키로 피난하고, 대부분의 주민이 도시를 떠나는 등 공황 상태에 빠졌다. 시리아 인권단체들은 군인과 경찰이 무장괴한의 매복공격에 당한 게 아니라 발포 명령을 거부하다 사살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스르 알슈구르는 터키와 인접한 곳으로,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의 세가 강한 지역이다. 바샤르 알아사드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 집권 때인 1980년에도 민주화 시위를 벌이다 수십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한편 이슬람권 휴일인 이날 금요기도회를 마친 시리아 시민들이 수도 다마스커스를 비롯해 전국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 특히 남부 다라에서 정부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2명이 숨지는 등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또 13세 소년 함자 알카티브 고문사 의혹에 이어 이번엔 15세 소년 타메르 모하메드 알샤레도 보안군의 고문 끝에 살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튜브 등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알샤레가 왼쪽 무릎에 총상을 입었고 치아는 대부분 사라져 있는 참혹한 상태라고 AP는 전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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