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받은 가계의 이자부담은 한층 커지게 됐다.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 인상폭은 0.75%포인트,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까지 내려갔던 것에 비하면 이미 1.25%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연내 0.5%포인트, 많게는 0.75%포인트까지 추가 금리인상을 점치고 있어, 대출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당장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다음주부터 곧바로 오르게 된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변동금리 상품 비중이 90%가 넘기 때문에, 빚을 안고 집을 산 주택 소유주들의 이자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날 변동금리 대출 상품 이율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금통위 영향으로 3.46%에서 3.56%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CD 금리에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곧바로 영향을 받게 돼, 현재 4.76~6.20%인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13일부터 4.79~6.23%로 오른다. 하나은행은 전날 CD금리를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정하고 있어 CD 금리 인상분이 그대로 반영된다. 다음주부터 4.74~6.24%의 이율이 적용된다. 매주 목요일의 CD 금리를 기준으로 잡는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이율도 다음주 후반께 현재보다 0.1% 포인트 가량 올라, 연 5.27~6.57%가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13일부터 연 5.09∼6.49%로 0.03%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외환은행의 CD 연동 주택대출 금리는 연 4.78∼6.53%에서 다음주 연 4.88∼6.63% 수준으로 오른다.
신용대출도 CD 금리 연동 상품이 많아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이 대출에 의지하고 있는 저소득층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들 저소득층은 신용도의 영향으로 금리 결정에서의 주도권이 없어, 금리인상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가계부채가 80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0.25% 포인트 금리 인상의 여파만으로 전국 가계가 부담해야 할 이자는 단순 계산으로도 연간 약 2조원 정도에 달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 여파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부동산 경기도 그만큼 더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 나오는 매물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겠지만, 현재 관망세가 우세한 시장 상황상 이 급매물을 받아줄 여력이 없어 가격은 약세 쪽으로 흐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이번 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구매능력은 1분기에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으로 본다"며 "건설업체의 금융비용도 증가해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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