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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김옥균·이회영 평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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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김옥균·이회영 평전 출간

입력
2011.06.1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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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균 역사의 혁명가 시대의 이단아/박은숙 지음/너머북스 발행·304쪽·1만6,000원

이회영 평전/김삼웅 지음/책보세 발행·406쪽·2만원

역사적 전환기, 전통과 근대라는 이중의 부조리와 모순이 조선 사회를 짓누르던 시대에 풍운아 이미지로 굳어져 애국과 매국의 양 극단적 평가를 받아 온 김옥균과 부귀영화를 박차고 항일 투쟁의 전사가 된 아나키스트 이회영 평전이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이념은 다르지만 한 시대를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부딪혀 낸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현대인에게도 큰 교훈을 준다.

먼저 <김옥균 역사의 혁명가 시대의 이단아> 는 극단의 평가를 받아 온 김옥균에게 새로운 시선을 부여한다. 당대 최고의 문벌 귀족이자 엘리트 코스를 밟은 고위 관료 김옥균과 그의 동지들은 조선의 비극에 임해 옛 질서와 새 질서의 연결을 위해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비록 약점이야 많았지만 현명한 선택을 내세우며 얍삽하게 시세를 저울질하는 사람들과는 달랐다. 비록 실패했다고는 하나 이런 태도는 중요하다. 오늘날 재산과 학력을 가진 지도층이 스스로를 이기적 존재로만 규정하며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는 풍조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와 있지 않은가? 김옥균의 삶은 부끄러움 자체를 잃어버린 것 같은 이 시대의 지도층과 우리 자신에게 보다 더 깊은 성찰과 행동을 촉구하는 듯하다.

저자는 이런 관점에서 전환기 인물 김옥균의 특성을 포착하면서 그의 생애사와 조선의 비극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특히 그의 성장기와 출세한 후의 관료 생활은 물론이고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변 실패 후 일본 망명기를 상세히 밝혀낸다. 망명 당시 동지들 사이의 불신과 이들이 흩어진 내막, 김옥균 암살을 노리는 조선 권력 집단과의 관계, 오가사와라(小笠原)섬과 홋카이도(北海道)로 이어지는 유배, 그리고 상하이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동아시아 삼국의 함수관계 속에서 고찰한다.

책은 김옥균이 살아 움직였던 동선과 공간 구조를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마치 빙의가 된 듯이 그의 흔적을 따라다녔다. 충남 천안시의 출생지와 유년의 뜰을 찾았고 특히 개화의 산실 북촌에 대한 공간 묘사, 46시간의 긴박했던 정변의 길, 귀양지 오가사와라섬 생활 등 실패한 혁명가의 길을 따라 발로 걷는 과정은 매우 역동적이면서도 구체적이며, 인간적인 삶의 냄새를 맡게 한다.

독립운동가 연구가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쓴 <이회영 평전> 은 항일 투쟁의 전사가 된 우당 이회영의 일대기를 담은 책. 우당에 관한 최초의 본격 평전이다. 작가는 우당 개인의 일대기에 국한되지 않고 그와 관련된 당시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의 역사를 심층적 입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평전을 서술하면서 저자가 가장 강조한 이회영의 면모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들도 남들처럼 일제에 충성했으면 대대손손 부귀영화가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회영 일가는 달랐다"(8쪽). 이 책에서 저자는 명문가에서 태어난 이회영이 자유사상가이자 우국지사로 성장한 과정부터 1932년 일본 경찰에 붙잡혀 모진 끝에 숨을 거둘 때까지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세세하게 재구성했다. 저자는 국가와 정부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지도층의 의식과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온몸으로 보여 준 이회영을 '살아 있는 교과서'이자 '지나간 미래상'이라고 평가한다.

사정원 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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