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축출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국제사회가 포스트 카다피 체제의 정권이양 관리자로 유엔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독일은 평화유지군을 파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은 연일 카다피 관저를 겨냥해 공습을 퍼부었다.
NATO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NATO 회원 28개국 국방장관회담에서"카다피가 물러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또 "NATO는 리비아의 혼란이 끝난 뒤에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며 포스트 카다피 체제는 유엔이 주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NATO의 군사개입은 리비아 국민보호를 목적으로 한 유엔 결의에 따른 것이지만 이 결의에는 카다피 이후 체제의 평화유지 과정에 대한 참여 부분은 내용이 없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포스트 카다피 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리비아연락그룹 회의에서 "카다피에게 남은 날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며 "유엔을 통해 카다피 이후의 리비아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우방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또 리비아 시민군 국가위원회를 "정통성을 갖춘 대화 상대"라고 말했다고 미 고위 관료가 밝혔다.
이번 리비아연락그룹 회의는 '포스트 카다피 체제'에 대한 논의가 보다 구체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리비아가 단일 민주국가로 안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NATO 국방장관 회담에서 토마스 드 메지에르 독일 국방장관은 "카다피가 권좌에서 쫓겨나면 평화유지군을 리비아에 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카다피 이후 역할에 대해 독일이 처음으로 밝힌 내용이다. 메지에르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포스트 카다피 체제에서의 국제사회의 역할을 지금 정의하기는 어렵다"면서 리비아에 전투병이 아닌 평화유지군이 주둔하는 형태를 예상했다.
메지에르 국방장관은 "NATO는 군사적 소명이 있을 뿐이고 리비아를 재건하는 것은 결국 리비아 국민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NATO 군은 9일에도 트리폴리에 위력적인 공습을 단행해 수십 차례 폭격 소리가 들렸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번 NATO 군의 공습으로 카다피 원수의 관저인 알아지지야 건물 몇 채가 파괴됐다.
7일 NATO가 카다피의 관저를 겨냥해 대대적인 공습을 퍼부은 뒤 카다피를 몰아내기 위한 군사작전이 이어지고 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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