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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신사유람단 시민단체 활동가들 내주 출국/ "시민운동 한계…새 모델 찾으러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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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신사유람단 시민단체 활동가들 내주 출국/ "시민운동 한계…새 모델 찾으러 해외로"

입력
2011.06.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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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는 전문가와 훈련된 활동가가 주도하던 기존 시민운동의 한계를 알렸어요. 이제 새로운 모델을 찾으러 떠납니다."(김민영)

한국 시민단체 1세대, 1.5세대 10명이 15일 한 비행기를 탄다. 자칭 '신(新) 신사유람단.' 각자 영역에서 십 수년간의 활동을 마치고 새로운 운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서구의 최근 시민운동 흐름을 배우러 가겠다는 취지다.

주인공은 김두수(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김민영(참여연대 전 사무처장) 남윤인순(여성단체연합 전 상임대표) 민만기(녹색교통운동 전 사무처장) 박진섭(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오성규(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 운영위원장) 이보은(여성환경연대 전 사무처장) 이학영(YMCA전국연맹 전 사무총장) 천준호(한국청년연합 전 대표) 최승국(녹색연합 전 사무처장)씨다.

민주화 운동이 잦아들면서 시민단체가 태동한 1980년대 말~90년대 초 실무자로 활동했고, 대부분 올해 초까지 각 단체 대표로 있었던 40, 50대다. 안식년을 맞아 해외 탐방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돈 문제로 고민하던 3, 4명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모이고 모여 10명에 이르렀다. 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8일 이들이 모인 서울 용산구의 한 회의실을 찾았다. 사회에 제 목소리를 내는 데 익숙한 사람들답게 회의는 빈틈없이 활기찼다.

"시민운동 십 수년 끝에 정치운동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인 거예요. 청년 분야에 있던 저만해도 청년실업이나 등록금, 주택 문제 같은 젊은 유권자들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선 선거를 잘 치러야 한다고 느꼈거든요."(천준호) 그래서 환경 여성 권력감시 등 특정 분야에 치중하기보다는 어떻게 운동할지에 대한 고민에 초점을 맞췄다.

중심은 미국과 유럽의 유권자 운동이다. 특히 일본 원전사태로 인해 녹색당이 주정부 선거에서 승리한 독일과 무브온 운동, 커피파티, 진보센터 등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미국을 돌아볼 예정이다.

남윤인순씨는 "한국 여성 유권자들은 이미지선거를 한다는 편견이 강하지만 이미 지난해 총선에서 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정책선거가 강세를 보였다"면서 "세계 최대 여성조직인 전미여성연합이나 에네벨 박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생활협동조합과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요지들도 여정에 넣었다.

이들이 기존 시민단체에서 한계를 느낀 가장 큰 계기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였다. "보통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주도한 운동이었잖아요. 시민단체는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한 채 충격에 휩싸였죠."(김민영) 실제로 현재 시민단체들은 경실련과 YMCA를 제외하고 2세대로 전환된 곳이 거의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03~2004년을 전후해서 1차 성장이 종료됐다는 것도 기정 사실이다. "정보화 사회가 주는 정보 공유와 네트워킹 위력은 대단했어요. 촛불이 없었다면 대안 모색에 대한 필요성도 못 느꼈겠죠."(오성규)

이들은 또 시민단체에 정치 중립성을 강요하는 국내 상황을 타개할 방안도 찾을 예정이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에서 NGO의 정치활동으로 지원금을 안주는 경우는 있지만 법적 처벌을 가하는 곳은 없다"는 것이다. "정치가 유독 낙후한 것은 NGO에 정치 활동을 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렇다고 정치적 목적을 염두에 두는 것은 아니다. 초창기부터 이 프로그램의 기획을 맡은 최승국씨는 "함께 어떤 활동을 한다기보다 각자 속한 곳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결과물은 개인블로그와 매체 등을 활용해 대중에게 전달할 계획이며, 단행본을 낼 출판사도 섭외 중이다.

"시민운동도 변해야 살죠. 국내 경험을 잘 갈무리하고 길게는 20년을 내다보는 새 모델을 찾아 후배들에게 알리고 싶어요."(오성규) 신 신사유람단은 7월13일 귀국한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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