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도 종류별로 궁합이 맞는 술잔이 따로 있다. 잔의 형태에 따라 와인의 맛과 향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와인 잔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와인의 맛과 향, 생산국가, 포도품종 등에 따라 잔의 크기와 형태가 천차만별이지만, 주로 레드와인 잔(튤립형, 풍선형)과 화이트와인 잔, 샴페인 잔으로 구분한다. 대중적인 와인 잔 브랜드로는 리델(Riedel)과 즈위젤(Zwiesel)이 있다.
와인 잔의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는 볼(Bowl)이 볼록하고 위로 갈수록 오므라드는 튤립형. 이는 프랑스 보르도산 레드와인에 적합하다. 장기 숙성한 와인의 풍미를 잔 안에 고스란히 가둬 고유의 진한 향이 잘 느껴진다. 떫고 텁텁한 맛의 기운도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튤립형에 비해 몸체가 더 불룩하게 나온 풍선형 와인잔에는 산뜻한 과일향이 나는 단기 숙성 와인이 좋다. 특히 프랑스 대표 와인산지 중 한 곳인 부르고뉴 지역의 레드와인인 피노누아나 보졸레와인에 적합한 잔이다. 잔 내부가 넓어 달콤한 향기를 넉넉히 맡을 수 있고, 입구가 좁아 향이 잘 날아가지 않는다.
화이트와인 잔은 레드와인 잔에 비해 작고 날렵한 게 특징이다. 보통 낮은 온도에서 산뜻하고 가볍게 즐기는 화이트와인은 볼의 크기가 작은 것을 선택해 적은 양을 가장 신선한 상태로 마시는 게 좋다.
발포성 와인인 샴페인 잔은 볼이 길고 폭이 좁다. 잔 밑바닥에서부터 솟아오르는 기포를 관찰하기 쉽도록 한 것인데, 입구가 좁아 김이 쉽게 새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와인 잔을 보관할 때는 사용 후 바로 씻는 게 좋다. 바로 씻기 어려우면 잔에 물을 붓고 20~30분간 둬 남은 와인이 말라붙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뜨거운 물을 사용해야 끈적임이 덜하고, 볼을 잡고 헹궈야 깨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도움말=최유리 쉬즈리빙 대표(www.shesliving.com)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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