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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을 향한 새로운 도전/ 4대 은행, "위기 앞에 대마불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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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을 향한 새로운 도전/ 4대 은행, "위기 앞에 대마불사는 없다"

입력
2011.06.0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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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은행 리더들

'수익과 미래 그리고 안정'.

몸집을 키워나가며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은행권 고민의 핵심이다. 순간 머뭇거리고 안주하는 사이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뒤처지는 경쟁구도에서 '대마(大馬)'조차 '불사(不死)'가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국내외 금융환경에서 증명됐다. 화수분인 것처럼 보였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도 순식간에 부실 덩어리로 전락했듯이 은행권은 언제 닥칠지 모를 위기와 불안한 미래라는 험난한 파도 속에 배를 띄운 상태. 키를 쥐고 있는 은행 수장들의 결단에 유독 관심이 가는 이유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통합 10주년을 맞은 올해를 국민은행이 지속성장하기 위한 터닝포인트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은행권에 대한 고객의 니즈(needs)가 다양해지고, 금융과 통신의 융복합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자산건전성 강화와 경영효율성 제고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던 민 행장은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수익성 회복에 방점을 찍은 상태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성과중심의 조직운영과 영업력을 키워 실적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는 것. 이를 위해 끊임없는 혁신으로 임직원 모두가 업계 최고의 금융전문가로 거듭나도록 유도하는 것도 그의 목표다.

민 행장은 나눔과 봉사를 통한 은행의 사회적 책임도 강화해 국민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은행을 만드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 동안 소외계층 및 금융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미소금융재단 설립 등 서민금융을 확대해 온 경험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신한금융 부사장 시절 LG카드 인수를 진두지휘하고, 신한생명 사장 시절에는 9위였던 시장점유율을 4위로 끌어올리는 등 수완을 발휘한 뒤 지난해 말 취임한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안정성과 미래 성장 사업모델 육성 ▦글로벌 사업 확대를 중점 과제로 설정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경기양극화 등 기업 부실 요인이 증가하는데다 가계부채 증가 및 변동성이 큰 주택가격 등 서민 경제 불안요소까지 더해져, 안정적인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서 행장의 판단이다. 잠재 리스크의 선제적 관리 등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얘기다.

서 행장은 미래 성장 사업 주력 분야로는 퇴직연금부문을 꼽는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 은퇴와 노령화 등 미래 고객들의 가장 중요한 금융 자산항목이 퇴직연금이기 때문이다. 장기 우량자산 확보를 위해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자산관리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서 행장은 현재 3%에 못 미치는 글로벌사업 수익비중을 점진적으로 10% 수준까지 끌어 올려 아시아권역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거점을 확보하는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강조하는 것도 영업 기반 확대와 미래 성장이다. 올해 꼽은 핵심 키워드 역시 고객확대와 경영효율성의 지속적 추구. 김 행장은 "고객수 증대, 우량신규업체 증대 및 온라인채널 강화 등을 통해 고객기반을 더욱 확충하고 상품 및 서비스개발 등 고객서비스를 증진시키기 위한 일련의 경영활동이 올해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은 여수신 등 외형성장과 관련해 우량자산 위주로 자산을 증가시키는 한편, 자산성장 과정에서 예대율을 100% 미만으로 유지해 여수신의 균형성장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다. 이런 전략이 주효하면 올해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최고수준의 자산건전성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중순 개인고객 1,000만명을 돌파, 계획보다 2개월 이상 앞당겨 목표를 이뤄낸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몸집 보다는 내실을 강조한다. 금융계가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종합금융그룹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금융회사간 대형 인수ㆍ합병(M&A)도 속도를 내는 상황이 기업은행에 그리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내실을 다지면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180조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자산, 우량 중소기업과 수 십 년간 쌓아온 신뢰 등은 기업은행 특유의 경쟁력만 유지한다면 판도가 급변하는 은행권에서도 충분히 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조 행장은 은행권의 숙제라 할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을 꼽았다. 임기 중 성과를 내겠다는 욕심보다는 성장가능성을 보고 10년, 20년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닦아 놓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또 시대가 요구하는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흐름에 부응키 위해 대기업과 공동으로 상생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의 금융불안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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