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끄덕하지 않는 중견 건설사들이 있다. 이들 회사가 건설경기 침체와 유동성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갈 수 있는 것은 최고경영자(CEO) 나름의 흔들리지 않는 경영 노하우와 불황 극복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 전략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태기전 한신공영 사장은 우선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거점 지역인 베트남 시장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등 주변국은 물론,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 진출 계획을 세웠다. 사업 내용도 종전 도로공사 등 단순 토목 프로젝트에서 벗어나 화력발전소 등 고부가가치 플랜트와 환경사업 등으로 확대할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그동안 주택전문업체로 성장해온 우미건설 이석준 사장은 종합건설업체로의 위상을 키워나간다는 전략. 이 사장의 전략은 토목, 산업단지조성 및 환경개선 사업 등의 수주 확대를 통해 올해 비주택부문에서 2,000억원의 수주를 올리고 토목 비중을 전체 사업의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 아울러 주택 시장에서는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등 시장이 요구하는 상품 개발과 틈새시장 공략으로 수요를 창출해 낸다는 복안도 마련해 놓았다.
중동 최초의 개발사업을 성공시킨 자신감과 침체된 분양시장에서도 청약 마감을 기록한 반도건설은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한 주택사업 특화와 공공사업 확대가 올해의 경영 목표다. 권홍사 회장은 "공공사업 담당 조직을 강화해 토목과 플랜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3년내 30대 건설사 진입이 단기 목표"라고 강조했다.
공격적 시장 확대 보다 더 큰 도전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공을 들이는 경우도 있다. 최종만 호반건설 대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형 CEO. 최 사장은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워크아웃ㆍ법정관리로 쓰러지는 시장 한파 속에서도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내실 위주의 경영전략은 올해도 틀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률 90% 이상 달성 후 신규분양'이란 원칙 덕분에 호반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금액(1,833억원)이 회사 보유 현금(약 5,000억원)의 절반 이하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71.8%로 낮은 편이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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