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현대중공업은 1983년부터 부동의 세계 1위 조선회사이자 엔진, 해양, 플랜트,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등 7개의 다양한 사업 부문을 갖춘 세계적 종합중공업 회사다.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 22조 4,000억 원, 영업이익 3조 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한 조선 사업의 불황을 비조선 부문의 고른 활약으로 극복해내고 종합중공업 회사로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조선 부문 매출은 7조 8,490억원으로 총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2006년 51%에 비하면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대신 비조선 사업부문의 매출이 14조 5,560억원으로 2006년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미래 신성장 동력인 태양광, 풍력사업을 전담하는 그린에너지사업본부를 올해 새로 마련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에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전세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의 흐름과 고객 성향의 변화를 살펴 유망 사업을 발굴하고 지속 성장의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의 지평을 넓힐 것을 강조했다.
세계 곳곳에 공장 설립. 글로벌 사업 지평 확대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연간 생산규모 1만4,000MVA의 중대형 변압기 공장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올해 말 공장이 완공되면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인 울산 변압기 공장을 비롯해 불가리아 공장, 앨라배마 공장 등 글로벌 변압기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총 생산규모도 연간 14만MVA로 늘어나 세계 톱3 변압기 메이커라는 목표 달성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건설장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총 4,800만 달러를 투자해 올 상반기 중 중국 산둥성 타이안시에 연간 8,000대 생산 규모의 휠로더 공장을 건설하고 5년 안에 연간 1만대 이상의 휠로더를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도 2MW급 풍력발전기를 연간 300대를 생산, 판매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하고, 역시 올 상반기 중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4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현대중공업 글로벌 기술연구 센터를 세웠다. 이곳은 건설장비, 중전기기 분야를 중심으로 스마트그리드, 해상풍력, 로봇 등 미래 글로벌 전략상품 개발의 주춧돌 역할을 할 계획이다.
친환경, 스마트 기술로 미래시장 선점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그린에너지 시장에 전략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사업을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로부터 분리해 그린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현대중공업은 충북 음성과 전북 군산에 각각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풍력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태양광 공장은 현재 연간 생산규모 600MW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충북 오창에 국내 최대 규모의 박막태양전지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 들어서는 연산 600MW 규모의 풍력 공장도 올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조선 분야에서는 친환경, 스마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분해방식의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인 하이 밸러스트도 지난해 3월 국제해사기구(IMO)의 기본 승인을 얻었다. 선박평형수란 선박의 균형을 유지하고 최적의 속도와 효율을 내기 위해 선박 내 탱크에 채워지는 해양수다. 그러나 다양한 해양생물에 영향을 미치는 등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이에 IMO는 2017년부터 모든 선박에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장착을 의무화할 전망이어서, 시장규모는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하이 밸러스트를 구비한 3,000톤 급 하이브리드 경비함을 국내에서 처음 건조해 각각 1호선과 2호선을 해경에 인도했다.
올 3월에는 세계 최초로 원격 제어ㆍ관리가 가능한 차세대 선박인 스마트십을 선보였다. 이 선박은 4,500TEU급 컨테이너선으로 3월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 AP몰러사에 인도됐다. 현대중공업은 AP몰러사의 추가 요청에 따라 건조 예정인 21척의 컨테이너선에도 이 시스템을 탑재할 예정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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