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연 한화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2011년은 회장 취임 30주년이라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 하례식에서 "한화는 지금의 사업구조와 시스템, 내부가치, 인적 구성 등 모든 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전략적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며 "앞으로의 10년이 한화의 글로벌 선진화를 이룰 중차대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중국 지역 공략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계열사 대표이사 업무 리뷰 때 "세계 굴지의 태양광 회사로 새롭게 한화가족이 된'한화솔라원', 상업 생산에 들어갈 닝보(寧波) PVC공장, 중국 내 보험 영업을 준비 중인 대한생명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특히 그린 에너지, 바이오 등 차세대 신사업은 한치의 오차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까지 태양광을 중심으로 핵심 사업부문에서 국내 정상을 넘어 세계 일등 제품, 세계 일등 서비스, 세계일등 리더 기업을 반드시 만들어내자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달 1일 출범한 '한화차이나'(Hanwha Group China)는 한화의 중국 공략을 이끌 중심축이다. 베이징에 본부를 둔 한화차이나는 제조ㆍ무역 부문, 금융 부문, 유통ㆍ레저 부문 등 3개 사업조직을 기본 체제로, 2020년까지 중국 현지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차이나는 앞으로 ▦경쟁력 있는 신규사업 발굴 및 추진 ▦현지화된 경영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 향상 및 효율성 추구를 통해 중국 내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간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가 국토 균형 발전 및 지속 성장을 위해 추진 중인 '서부대개발' 사업과의 연계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광시(廣西)치구, 섬서성, 내몽고 등 서부지역 투자 중점지역을 이미 정해 그룹 연관사업 및 신규사업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 주요 도시에 대한 백화점 진출 타당성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중국 사업도 더욱 가속화한다. 그룹이 중점 추진하는 태양광사업의 중국 내 신규 투자를 검토한다. 한화솔라원은 올해 말까지 치둥 공장의 생산능력을 태양전지 1.3GW, 모듈 1.5GW까지 키우기 위한 증설작업이 한창이며, 난퉁에는 2012년 말까지 1GW의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설비를 새로 갖출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올해 초 본격 가동을 시작한 30만 톤 규모의 닝보 PVC공장을 2015년까지 50만 톤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중국 저장성(浙江省)국제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대한생명의 경우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보험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화투신운용은 텐진(天津) 등 중국 내 주요도시에서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단체 급식 위탁 사업을 위한 법인을 이달 중 세우는 등 유통ㆍ레저부문에서는 식품 소매 유통 및 식음서비스등과 관련한 신규사업 개발에 힘을 쏟는다.
한화 중국 공략의 밑바탕에는 수 년 전부터 준비해 온 글로벌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한화는 2007년 초 태국에서 김승연 회장 주재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면서 내수 시장 중심이었던 그룹 사업 구조를 본격적으로 바꾸기 시작했고, 2010년 본격적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세계 4위 규모의 태양전지 및 모듈 생산업체인 중국의 한화솔라원을 인수하면서 일약 태양광업계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한화는 특히 그동안 글로벌화 전략이 중국과 중동, 미국 등 일부 지역에 쏠려있다고 판단, 그 동안 취약했다고 여겨진 지역에 대한 비즈니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09년 말 ㈜한화 무역부문, 한화케미칼, 대한생명 등 실무진 10여명으로 시장개척단 TFT를 구성해 후보 지역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3월 ㈜한화 무역부문에 해외사업실을 설치하고 글로벌 시장개척단을 발족했다. 한화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 신규 사업 진출 때의 성공 가능성 등을 따져본 후 남미, 아프리카, 아세안, 호주, 서남아시아 등 5개 지역으로 나눠 '글로벌 시장개척단'을 파견했다.
김승연 회장은 글로벌 경영 의지를 구체화하면서 지난달 '도전·헌신·정도'이라는 한화그룹 의 새로운 핵심가치를 내세웠다. 이는 결국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최고를 추구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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