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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계 "정부의 무관심 못 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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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계 "정부의 무관심 못 참겠다"

입력
2011.06.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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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20%대에 이르는 뮤지컬을 공연전통예술과 소관으로 두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라는 지적이 나왔다. 공연계가 한국뮤지컬연구소를 설립해 정부의 미진한 기반 연구와 정책 지원을 민간 차원에서 보완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1 콘텐츠산업 동향과 분석_음악/공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뮤지컬을 다루는 정부 기관은 문화부 공연전통예술과여서 전통 공연장르에 속하지 못한 뮤지컬은 지원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콘텐츠진흥원 지원 대상에도 속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뮤지컬 시장 규모는 945억3,000만원에 이르러 전년보다 27% 성장했는데도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기반 연구와 정책 지원은 부실하다"며 "뮤지컬에 대한 지속적 시장 환경 분석 및 실태 조사 등 기반 연구가 절실한데도 이를 관할할 어떤 정책ㆍ육성 기관도 없다"고 지적했다.

콘텐츠진흥원이 매년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백서를 발간하면서도 뮤지컬 백서는 발간하지 않고 있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됐다. 실제로 이번 보고서의 바탕이 된 국내 공연예술 시장 규모 추이는 국내 티켓 유통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민간 업체인 인터파크INT가 지난해 자체 티켓 판매율을 집계해 추정한 것이다.

창작 인력 부족과 교육 체계의 부실도 뮤지컬이 발전하는 데 걸림돌인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현재 전국 대학 20여곳에 뮤지컬과가 있으나 기능적 배우 양성에 머무르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뮤지컬 전문 작사ㆍ작곡가, 연출가, 안무가 등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그럼에도 한국 뮤지컬 창작 열기는 높아 지난해 전체 뮤지컬의 56%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정부 산하 뮤지컬 제작단인 서울예술단 및 서울시립뮤지컬단은 관행적 운영에 의존해 레퍼토리 개발을 위한 별도의 창작 연구진 및 예술진이 없고, 레퍼토리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전용 공연장도 없다"며 "연간 소수 공연만 제작하는 소극적 운영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뮤지컬 전용 극장 확대 역시 절실한 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뮤지컬 공연을 올릴 수 있는 전국의 1,000석 이상 대형 공연장은 대관이 과다 경쟁 상태여서 공연 1년 전에도 대관 승인을 받기 힘들어 창작물을 올리기 힘든 여건이라고 했다. 반면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는 각각 40여개의 1,000석 이상 뮤지컬 전용관이 있어 대형 공연이 활발하다.

정부의 소극적 지원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민간 뮤지컬 연구소 설립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연계와 한국뮤지컬협회에 따르면 뮤지컬 산업 통계 및 현황 분석 등 기반 연구, 창작 인력 양성과 전문가 재교육, 창작 뮤지컬 개발 등을 목적으로 한 한국뮤지컬연구소가 6월 27일께 국제뮤지컬 워크숍을 뮤지컬협회와 공동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본격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워크숍에는 2008년 실험적 뮤지컬인 '씨왓아이워너씨'를 한국 공연한 미국의 뮤지컬 극작가 겸 작곡가인 마이클 라키우사가 초청 연설을 할 예정이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뮤지컬과 교수는 "뮤지컬 산업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지만 공신력 있는 통계 현황 자료조차 없어 뮤지컬이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손을 놓고 있으니 당장 급한 공연계가 연구소를 설립해 이런 일을 하고 창작 인력 양성에도 기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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