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특공대’가 아프리카 최강 가나를 무너뜨렸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지동원(20ㆍ전남)과 구자철(22ㆍ볼프스부르크)의 릴레이포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의 가나를 2-1로 꺾었다.
한국은 이로써 역대 전적에서 가나와 2승2패로 호각을 이루며 2006년 당한 2연패를 시원하게 설욕했다.
조광래 감독은 예고대로 박주영(26ㆍAS 모나코)을 최전방에 세우고 지동원과 이청용(23ㆍ볼턴)을 좌우 측면에 포진시킨 4-1-4-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4만 1,271명의 관중이 뿜어내는 응원 함성이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가운데 양팀 모두 최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는 공세적인 운영을 펼쳤고 한국은 전반 10분 지동원의 선제골이 터지며 기선을 제압했다.
오른쪽 코너킥 찬스에서 기성용(22ㆍ셀틱)이 상대 골지역 오른쪽으로 휘어져 가는 정교한 크로스를 올렸고 지동원이 뛰어 오르며 정확히 헤딩, 가나 골 네트를 갈랐다. 지동원이 ‘박지성 후계자’의 입지를 굳히는 한방이었다. 조 감독은 가나전을 앞두고 지동원의 왼쪽 날개 선발 투입을 예고하며 “왼쪽 측면에 나서지만 최전방의 박주영을 보조하는 ‘세컨드 스트라이커’의 임무를 맡게 된다.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며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지동원의 활용법을 밝혔다.
지동원은 가나전에서 조 감독의 기대에 100퍼센트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전반 2분 한국의 첫 슈팅은 지동원의 발에서 뿜어져 나왔다. 좌우 측면과 미드필드까지 광범위한 활동 영역을 보였고 2선에서 침투하는 미드필더에게 여러 차례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공격진의 중추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가나는 아프리카 최강답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전반 15분 아사모아 기안(선덜랜드)의 페널티킥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맞은 득점 기회에서 골키퍼 정성룡(26ㆍ수원)의 신들린 선방에 가로막혔지만 후반 17분 설리 문타리(선덜랜드)의 크로스를 기안이 마무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1로 경기가 마무리되는가 싶었던 후반 45분, 후반 들어 교체 투입된 구자철이 단 한번 찾아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키며 완산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후반전 ‘조커’로 투입된 남태희(20ㆍ발랑시엔)가 올린 크로스를 지동원이 헤딩슛 한 것이 골키퍼를 맞고 튀어 나오자 골지역 정면에서 쇄도하던 구자철이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에서 8골 5도움을 합작하며 ‘조광래호’의 공격을 주도한 지동원, 구자철 콤비는 이후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A매치에서 부진했지만 가나전에서의 맹활약으로 9월 시작되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에서 붙박이 자리를 예약했다.
전주=김정민기자 goavs@hk.co.kr
■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 "변화에 대한 자신감 얻었다"
관련기사 가나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이겼다는 결과에 대한 자신감이 아니라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자신감이다.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 선수들이 경험이 부족해 전반 막판 밀리는 상황이 있었고 완벽한 찬스도 허용했지만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떠나 공수 밸런스를 바로 잡아가면 문제될 것이 없다.
지동원은 왼쪽 측면에 나섰지만 순간적으로 중앙 공격수의 임무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다. 앞으로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구자철도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결정적인 골을 넣었다. 앞으로 패스의 속도와 정확성을 보완한다면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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