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62)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금호석화가 7일 박 회장의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임원 4명을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호(家) 형제의 난’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박찬구 회장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차맹기)에 피의자 신분으로 세 번째 소환된 이날 오후3시 금호석화 관계자는 남부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6월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약정 체결을 하며 대우건설 매각 정보를 알고도 은행에 알리지 않아 국민과 산업은행을 기망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약정 한 달 전부터 이미 매각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당시 박찬구 회장은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면 금호석화마저 위태로워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사실상 이사회와 거리를 둬 내용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당시 박찬구 회장이 내부정보를 알고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해 100억원대의 손실을 회피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해 왔다.
이날 오전 남부지검에 출석한 박찬구 회장은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니 아직 할 얘기는 없다”고 답했고, 박삼구 회장 검찰 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7시간 정도 조사를 받고 오후 5시25분께 귀가한 박찬구 회장은 그러나 금호석화 측의 고발장 접수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답을 피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접수된 금호석화 측의 고발장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조사와는 별건으로 보고 기존 혐의를 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박찬구 회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검토해 구속영장 청구 등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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