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의 한 중학교에서 남자선배가 남자후배들을 상습적으로 구타하고 성폭행까지 한 사건이 발생했다.
7일 경기지방경찰청과 피해학생 부모 등에 따르면 광명 A중학교 1학년 학생 4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 초까지 샤워실과 기숙사 옥상 등에서 같은 운동부 3학년 B(14)군에게 수시로 폭행당했다. B군은 담뱃값과 오토바이 기름값 등으로 쓴다며 1학년생들에게 한 주에 1인당 2만원씩 약 7개월간 용돈도 뜯어갔다. 올해 4월 중순 전국대회 참가를 위해 경기북부의 한 모텔에서 생활할 때는 1학년생 2명을 객실과 화장실에서 성추행하고, 동성(同性)간 성폭행도 저질렀다.
피해학생들은 정신적 충격으로 전치 3개월의 진단을 받고 학업을 중단한 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B군은 경찰 조사에서 “모텔에서 틀어준 성인 영화를 흉내내보고 싶어 그랬다”고 성폭행 혐의를 대부분 시인했다.
학부모들은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학교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사건 무마에만 급급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피해학생 부모는 “운동부 감독이나 코치는 소년체전 출전문제로 피해 사실들을 알면서도 숨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달 초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성폭행과 폭력 등의 혐의로 B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피의자가 14세로 어린 데다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수원지검 안산지청이 보강수사를 지휘해 경찰은 구속영장을 재신청한 상태다.
경기도교육청도 합숙훈련이 전면 금지된 중학생들이 인근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장기간 합숙훈련을 한 사실 등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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