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시리아의 국경 지역인 골란고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40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 난민과 시리아인 사상자가 발생하며 '중동 평화 협상은 1967년 영토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버락 오마바 미 대통령의 중재가 흔들리고 있는 것. 평화가 오긴커녕 오히려 잠잠하던 중동 화약고가 다시 불 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은 6일 "이스라엘군의 골란고원 발포는 이스라엘의 국경수호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1967년에 발발한 제3차 중동전쟁 기념일을 맞아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에 걸쳐 있는 골란고원의 함성언덕을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월경(越境)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의 실탄 공격으로 12살 어린이 한 명을 포함, 모두 23명이 숨지고 35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군부는 6일 "사망자는 10명"이라며 "시리아 측 숫자는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달 19일 내놓은 신(新) 중동ㆍ아프리카 정책 발표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결코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스라엘 군부는 "이 국경은 수십 년 동안 고요했다"며 "시리아 정부가 도발을 감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땅으로, 1990년대부터 주변국 중재로 수차례의 반환 협상이 시도됐다. 그러나 이스라엘로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요충지다. 주변 지역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이외에도 이곳은 이스라엘 최대의 수자원인 갈릴리호수의 수원지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이런 이스라엘을 두고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기존 노선을 유지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평화 구상은 물거품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이슬람 근본주의를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없다. 미 정치저널 폴리티코는 "이스라엘의 안보가 위협될 경우 미국이 방치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사는 중동지역의 평화를 위해 영토와 안보를 주고 받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상을 어떻게 주도하느냐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이중국적자가 폭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독일 국적을 소유하고 있는 이스라엘인만 10만명을 넘는다는 것. FT는 710여만명인 이스라엘인의 30% 이상이 이중 국적이란 비공식 통계도 전했다. 국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보장으로 이중국적이 사용되고 있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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