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후 평가원)이 주관한 6월 수능 모의평가(전국연합학력평가)의 난이도가 크게 낮아졌다. EBS 교재 연계율은 최고 74%까지 상승했고, 입시 전문가들은 체감 연계율을 85%로 분석했다. 예상범위를 뛰어넘는 쉬운 시험에 벌써부터 '물 수능', '논술만능론'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중하위권 학생들은 유리하지만, 상위권 학생들은 순간의 실수로 등급이 좌우될 수 있는 위험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다. 6월 모의평가 결과는 그만큼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고민거리를 던져놓았다.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실수를 최소화하고 대입 목표를 차질없이 이룰 수 있을까. 모의평가 결과 분석 내용과 이후 학습요령을 사설 입시분석기관인 유웨이중앙교육, 비상에듀, 진학사 등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소개한다.
1등급 기준점수 상승
이번 모의평가는 언어 수리 외국어 등 전 영역의 시험이 모두 쉽게 출제됐다. 입시전문가들은 평가원이 예고한 대로 영역별 만점자가 상당수 배출될 것이며, 자칫 한 문항만 실수해도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진학사의 가채점 결과, 영역별 1등급 기준점수는 언어 98점, 수리가 96점, 수리나 96점, 외국어 94점으로 각각 지난해 6월 모의평가에 비해 5점, 6점, 4점, 1점 올랐다. 비상에듀의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한 정시모집 인문계열 지원가능 점수는 서울대 경영대 393점, 서울대 사회과학계열 391점, 서울대 인문계열 389점, 연세대 경영 390점 등으로 예상됐다. 자연계열은 서울대 의예 396점,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391점, 성균관대 의예 395점, 연세대 의예 395점 등으로 추산됐다. 전반적으로 많은 수험생이 높은 원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능에서 이 난이도가 그대로 유지될지는 속단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의 경우를 보면, 6월 모의평가 1등급 기준점수가 원점수 기준 언어 93, 수리 90, 외국어 93이었지만, 실제 수능에서는 각각 90, 79, 89점으로 하락해 난이도가 높아졌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올해 수능도 6월 모의평가에 비해 다소 난이도가 상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
EBS교재 적극 활용해야
이번 시험의 가장 큰 특징은 EBS 연계율이 사상 최고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수능 준비에 있어서도 EBS 교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셈이다. 언어영역은 실제 문학 영역에서만 EBS 교재 수록 작품이 5작품 출제됐고, 비문학도 EBS 교재의 지문과 문제 유형이 그대로 반영됐다. 이에 따라 수험생은 EBS 수능 교재에 나오는 글이나 문학 작품 및 문제를 꼼꼼히 공부해야 한다. 특히 수록 작품 목록을 정리해 주제, 제제, 시점, 표현상 특징 등을 총괄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 지문이 다소 변형되거나 같은 작품이라도 낯선 부분에서 발췌돼 출제됐을 때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수리영역은 기본적으로 EBS 교재의 문항을 모두 풀고, 변형된 유형의 문제까지도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훈련이 돼야 한다. 이번 시험의 경우 새로운 유형보다는 많이 보았던 익숙한 유형의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던 만큼, 먼저 EBS 교재의 문항을 충분히 익힌 수 후 수능, 모의고사 기출문제 등을 반복학습 하는 것이 좋다. 다만 1등급을 기대한다면 수리영역의 경우 약 2문항 정도 출제된 고난도 문제에 대비해 신 유형이나 고난도 문항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외국어영역은 EBS교재를 중심으로 학습하되, 평소 다양한 지문을 빠르게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번 시험에서는 듣기 문제가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독해 문제 풀이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 변별력 강화를 위해 출제된 빈칸 추론문제, 글의 순서 배열, 요약문 완성 등을 별도로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사회와 과학 탐구는 교재를 공부하되 시사문제에 대한 응용력을 기르고 표 그래프 체험ㆍ실험 학습 부분을 따로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고난도 문항 뽑아 훈련해야
보다 구체적인 학습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시험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우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만 뽑아 오답노트를 만들고 관련 개념이나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시험지 속 곳곳에 숨어있는 고난도 문항을 발췌해 표시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쉬워진 수능에서 1~3점 차이의 변별력을 취하거나 1등급 기준점수를 따라잡기 위해서 반드시 잡아야 할 부분이 고난도 문항이기 때문이다.
각 영역별로 이런 유형의 문제들만 뽑아 유사한 문제를 반복 풀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면 언어의 복합 지문형 문항, 외국어의 빈칸 추론 등이 고난도 유형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이번 6월 모의평가 성적에 따라 실망하거나 자만할 필요는 전혀 없다"며 "모의평가 이후 점수에 연연하기보다는 취약부분을 확인하고, 해당 유형, 단원을 정리해 학습 계획에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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