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상하이(上海)를 무대로 한 중국 영화의 주연을 도맡아 '영화황제'로 불리던 한국인 김염의 일대기를 그린 책이 출판됐다.
6일 한국상회와 교민사회 등에 따르면 김창석 연변인민출판사 상하이지사장은 최근 상하이에서 '중국 영화 황제 김염 평전'의 출판기념식을 가졌다.
1910년 서울에서 태어나 상하이에서 활동한 김염(본명 김덕린ㆍ1910~83)은 상하이영화제작소 부주임, 상하이 인민대표대회 대표, 중국영화작가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특히 자오단(趙丹), 바이양(白楊) 등과 함께 중국 국가 1급배우로 임명돼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까지 접견했다.
그는 한국 최초의 양의사였던 아버지 김필순이 105인사건에 연루된 후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망명,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 1919년 부친이 일본 밀정에게 독살당한 뒤 가족과 헤어져 독립운동가인 고모 김순애(독립운동가 김규식의 부인)에 의탁해 고학으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그가 영화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927년 상하이로 옮긴 후 쑨위(孫瑜) 감독에게 발탁되면서부터. 그는 쑨 감독이 제작한 여러 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이후 1930년대 대표적인 사실주의 영화 '대로'(大路) 등 4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영화황제'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번 출판기념식에는 상하이총영사관 관계자와 한국상회 관계자, 박창근 중국 푸단대 교수 등 중국 동포와 언론, 영화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김염의 부인 친이(秦怡ㆍ90) 여사는 행사에서 "중국 100년 영화사를 거슬러봐도 영화황제 김염을 능가할만한 남자배우는 아직 없었다"며 "그를 기억하고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줘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장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조선민족 가운데 명인들이 적지 않게 배출됐지만 빛나는 성과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며 출판 배경을 밝혔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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