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입학 9년 만인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연세대 스티븐 호킹'신형진(28)씨가 오는 13일 모교 연구소에서 사회인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연세대는 6일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신씨가 13일부터 이 대학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에서 정식 근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신씨는 10일 오후 2시 김한중 총장과 보직교수, 선ㆍ후배들이 참석하는 환영식에서 감사인사와 소감을 전할 예정이다. 1994년 설립된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는 소프트웨어 응용과 정보통신 기반기술을 연구하는 곳으로 정부나 기업이 의뢰한 과제를 맡아 연구를 수행한다.
신씨는 앞으로의 연구주제를 스마트폰으로 정했다. 신씨의 학부 지도교수였던 이경호 컴퓨터과학과 교수가 해당분야 전공자여서 이 교수가 계속 지도교수를 맡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씨는 학교 측의 배려로 일주일에 한 두 차례 연구소에 나와 회의 등에 참석하고 연구 과제는 주로 집에서 수행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신씨가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점을 고려해 연구소가 있는 공학원 건물 1층에 동료 연구원 2, 3명과 함께 사용할 연구실을 마련해 줬다. 또 휠체어에 누워 컴퓨터를 사용하는 신씨를 위해 연구실용 휠체어와 책상에 국립재활원의 도움을 받아 이른바 '로봇 팔(monitor arm)'을 설치했다.
이재용 공과대학장은 "형진씨가 사회에 공헌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과 격려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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