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이면 한국지엠이 쉐보레 브랜드 도입 100일을 맞는다. 그 동안 한국지엠은 말 그대로 신차 폭격 행진을 이어 왔다. 지난달 22일에는 올해 출시예정인 8개의 차종 중 네 번째 신차인 크루즈5(해치백 모델)를 출시했다. 이로서 쉐보레는 국내 시장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란도, 소형 아베오, 준중형 크루즈 해치백 등 다양한 차종별 신차를 선보이게 됐다.
이 같은 신차 행진은 하반기 중형 말리부 출시와 함께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형 차급은 우리나라 내수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지엠에게는 토스카가 있었으나 쏘나타(현대차), K5(기아차), SM5(르노삼성)에 역부족이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쉐보레 브랜드가 안착했다고 보고 하반기 중형 말리부로 승부를 걸겠다는 방침"이라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쉐보레 크루즈5는 기존 쉐보레 크루즈(이전 명칭 라세티프리미어)의 해치백 모델. 기존 세단에 스포티한 개성과 실용성이 더해졌다. 외관은 트렁크까지 아치형 모양을 취한 특징을 갖고 있다. 내부는 동급 최대로 전폭(1,790㎜)과 차축(2,685㎜)이 성인 5명이 여유롭게 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엔진은 고효율의 1.8ℓ DOHC 에코텍 엔진과 유로5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하는 친환경 2.0ℓ VCDi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6단 자동변속기도 탑재됐다. 가솔린 모델은 최대토크 17.8kgㆍm, 최대출력 142마력으로 ℓ당 13.7㎞의 성능을 갖췄다. 디젤 모델은 163마력의 최고출력과 36.7kgㆍm의 최대토크를 확보했다. 연비는 ℓ당 15.9㎞.
크루즈5는 최신 전자식 주행안전제어장치(SESC)와 더불어 차량의 과도한 회전을 방지하는 시스템(CBC) 등 안전장치까지 갖췄다.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8 가솔린 모델은 1,701만~1,948만원, 2.0 디젤은 2,050만~2,236만원.
이렇게 벌써 네 번째 신차를 선보인 쉐보레 브랜드의 중간 성적표는 합격점을 받을 만 하다. 사실 당초 내수 시장에서 '대우'를 떼기가 쉽지는 않았다. 국내에서 대우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높았던 탓이다. 대우가 동유럽, 중앙아시아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었던 점도 쉐보레 브랜드 도입에 걸림돌로 지목됐다. 일부에서는 GM이 독일에서 인수한 오펠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한국에서는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과감한 선택을 했고 불과 100일만에 거둔 성과로 그 동안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1월(1만6대), 2월(7,631대)에 불과하던 판매는 3월 쉐보레 도입 이후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3월 1만2,265대, 4월 1만 3,006대에 이어 이번 달에도 전년동기 21.1% 성장한 1만2,303대를 팔았다. 전체적으로 5월까지 전년동기 15%이상 판매가 늘었다.
더 주목되는 것은 판매 차종의 다변화. 과거 크루즈(옛 이름 라세티프리미어), 스파크(옛 이름 마티즈크리에이티브)에 집중됐던 실적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형차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다목적차량을(MPV)를 표방하는 SUV 올란도는 출시와 함께 월 평균 2,000대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쉐보레의 약진에는 과감한 마케팅도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쉐비케어 3-5-7'프로그램. 고객 지원 서비스의 혜택 대상과 폭이 파격적이다. 쉐보레 전차종(알페온 포함)을 대상으로 5년, 10만㎞ 차체와 일반부품을 보중한다. 여기에 올해 연말까지 쉐보레 브랜드 전 차종(알페온 포함)에 3년간 4회 엔진 오일, 필터, 에어클리너 등을 무상으로 교환해 준다. 출고시점부터 7년 간 24시간 연중무휴 무상긴급출동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처럼 과감한 쉐보레 브랜드 도입, 신차 줄 출시, 파격적인 고객 서비스 등 파상 공세는 하반기 중형차 말리부를 선보이며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말리부는 GM의 글로벌 대표 중형차. 스포츠카와 같은 유려한 디자인에 중형의 안정감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국지엠은 벌써부터 말리부로 쏘나타와 K5, SM5의 아성을 깨겠다며 벼르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말리부는 지난 10년간 부진을 떨칠 수 있는 기대주"라며 "하반기에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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