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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조계사서 팔만대장경 이운 행사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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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조계사서 팔만대장경 이운 행사 재현

입력
2011.06.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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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해인사에 있는 팔만대장경(국보 42호)은 초조대장경이 불탄 뒤 다시 만든 재조대장경이다. 초조대장경은 지금부터 1,000년 전인 고려 현종 2년(1011) 목판에 새기기 시작해 76년 만에 완성됐으나 몽골의 2차 침입 때 불타 버렸다. 이에 1236~51년 다시 만든 것이 팔만대장경이다. 팔만대장경은 147년간 강화도 선원사에 있다가 조선 태조 7년인 1398년 해인사로 옮겨져 오늘에 이른다.

대장경 이운(移運ㆍ불화나 불구를 옮기는 것)을 재현하는 행사가 18~20일 해인사와 서울 조계사와 주변 도심, 해인사 인근 나루터인 경북 고령시 개경포에서 열린다. 원형대로 하자면 강화도 선원사에서 출발해 해인사까지 가야겠으나 비용과 시간 문제로 구간을 끊어 재현한다.

대장경 이운은 합천군이 2001년부터 매년 4월 여는 팔만대장경축전의 하이라이트다. 이번 행사는 대장경 1,000년을 기념하는 가장 큰 축제로 9월 해인사 일대에서 개막하는 대장경 1,000년 세계문화축전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운 행렬은 장관이다. 이번 행사에는 스님과 불교신도, 일반인 등 1,600여명이 참가해 경판을 머리에 이거나 등에 지고 소달구지에 실어 나른다. 깃발을 들거나 가마를 맨 스님들이 맨 앞에 서고, 취타대 농악대 호위군이 뒤를 이으며, 이어 참가자들이 행렬을 이룬다.

해인사 장경판전에 있는 팔만대장경 목판은 8만1,258장, 전체 무게는 무려 280톤이다. 한 줄로 쌓으면 높이 3,200m로 백두산(2,744m)보다 높고, 길이로 이으면 150리(약 60㎞)나 된다.

4톤 트럭 70대 분량의 엄청난 짐을 그 옛날 강화도에서 해인사까지 운반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강화도를 떠난 대장경은 한강으로 들어와 지천사란 절을 거쳐 해인사로 갔다. 이운 경로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한강을 따라 배로 충북 충주시까지 가서 거기서부터 사람이 이고 지고 옮겼다는 육로 이동설과, 한강에서 서해로 빠져나온 다음 남해를 돌아 낙동강 하구에서 고령군 개경포까지 가서 거기서부터 육로로 운반했다는 바닷길 이동설이다. 이번 이운 행사에 고령군 개경포가 들어간 것은 바닷길 이동설을 따른 것이다.

이운 행사는 18일 해인사에서 이운을 부처에게 고하는 고불의식으로 시작한다. 장경판전의 원본 경판을 꺼내 와 법당에 모신 다음 200여명이 모조경판을 머리에 이고 경내를 돈다. 19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이운 행렬에는 1,000여명이 참가한다. 조계사에서 출발해 인사동길_종로2가_청계2가-청계천로를 거쳐 조계사로 돌아온다. 20일 고령군 개경포를 출발한 행렬이 해인사에 닿으면 스님들이 예불과 바라춤으로 맞이한다.

대장경 1,000년 세계문화축전은 9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열린다. 해인사와 합천군, 경남도가 국고 지원을 받아 주최하는 행사다. 전시 공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놨다.

한편 대구도 대장경 1,000년 기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팔만대장경보다 앞선 초조대장경이대구 팔공산 부인사에 있었던 인연으로 나섰다. 초조대장경 목판은 소실됐지만 한국과 일본에 남아 있는 인쇄본을 2014년까지 영인하는 사업이 핵심이다. 전체 2,040권 중 1차로 100권을 영인해 올해 3월 부인사의 본사인 팔공산 동화사에 안치한 데 이어 초조대장경 국제 학술회의와 특별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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