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스타도 없고, 자극적인 소재도 아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복고영화라 관객 동원에 한계가 많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개봉 초기엔 300만명도 버거울 것이란 말들이 오갔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관객들이 늘어나더니 이젠 500만명도 가능한 추세다.
영화 ‘써니’가 5일 400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집계 408만7,623명)을 돌파하며 뒤늦게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5월 4일)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흥행 기세가 꺾일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 극장가의 흥행 키워드인 ‘슬리퍼 히트(Sleeper Hitㆍ예상 밖 흥행 성공)’를 재확인한 셈이다. 중ㆍ장년층까지 퍼진 입소문의 힘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써니’의 개봉일 성적은 5만5,474명이다.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63만5,510명)에 올랐지만 그저 그런 성과였다. 하지만 뒷심은 무서웠다. 개봉 1주일 뒤인 지난달 11일 관객(6만5,732명)이 개봉일 수치를 넘어섰다. 18일 관객(8만 3,609명)도 11일을 압도했다. 영화 장기흥행의 청신호인 일명 ‘개싸라기(시간이 갈수록 관객이 느는 것을 가리키는 충무로 속어)’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좌석점유율도 ‘써니’의 선전을 방증한다. 지난 주말(3~5일) ‘써니’의 좌석점유율은 43.5%로 1위에 올랐다. 2위 ‘엑스맨: 퍼스트클래스’(38.5%)보다 5% 앞섰다. ‘써니’(38만5,513명)는 이 기간 전국 527개 스크린에서, ‘엑스맨: 퍼스트클래스’(63만 3,166명)는 691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써니’가 덩치 큰 ‘엑스맨: 퍼스트클래스’보다 실속 있는 장사를 한 셈이다.
‘써니’의 뒷심엔 중ㆍ장년층 여성 관객의 브런치 모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동창들이나 계 모임이 복고적 성향의 이 영화 관람으로 이어지고 있다. ‘써니’의 투자배급사 CJ E&M 영화사업부문 관계자는 “극장들에 따르면 40, 50대 관객의 평일 낮 시간 관람이 많다. 개봉 3주째부터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입소문 흥행 영화의 전형적 모습”이라며 “좌석점유율이 높아 500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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