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피 뽑는 아르바이트도 마다하지 않는 게 바로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현실입니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며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의장 박자은(22ㆍ숙명여대 총학생회장)씨는 "정부가 지금껏 내놓은 등록금 정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등록금 액수를 반으로 낮추는 길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는 정부의 등록금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취업후 상환 학자금 대출(ICL)은 소득수준과 성적에 따라 제한되고 금리가 높아 신청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이며, 등록금심위위원회는 학생들의 의견보다 대학 측의 입장을 설명하는 기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나라당이 내놓은 B학점 이상 소득 하위 50%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늘리겠다는 정책 역시 생색내기 수준이라고 박씨는 말했다. 그는 "대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장학금 확대가 아니라 등록금 액수의 인하로 실제 반값등록금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가 반값등록금 공약을 내세울 때는 언제고, 투쟁하는 학생들을 연행하고 탄압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박씨는 "길거리에서 구호 외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냐며 냉소를 보내는 학우들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 사이에 더는 버틸 수 없다는 공감대가 무르익었다"고 대학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한대련은 6ㆍ10 항쟁 24주년인 10일 전국 대학생 동맹휴업도 계획하고 있다. 박씨는 "1987년 군부정권을 물리치고 직접선거를 쟁취해낸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대학생들이 직접 나서 국민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등록금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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