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 등을 주장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확산되는 기미를 보이자 정치권도 긴장하면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여권에서는 "잘못 대처하면 제2의 촛불시위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신임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혼선을 빚었던 여권은 현재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등록금 문제를 조기에 수습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그 동안 대학생 등록금 문제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면서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현재 한나라당과 정부가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므로 적절한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책위부의장인 김성식 의원도"대학생들의 시위가 확산되는 것은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 야당이 이 문제를 놓고 정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자세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등록금 부담 완화 태스크포스 팀장인 임해규 의원은"등록금 부담 완화와 관련한 가시적인 성과를 6월 내에 마련해서 9월 정기국회 예산 심의 때 반영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4일 개인 블로그에 "요즘 등록금이 정말 미쳤다. 해도 해도 너무 비싸고 매년 너무 많이 오르고 있다"며 등록금 문제와 관련한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딸이 둘이고 둘째가 올해 대학을 졸업했는데 두 녀석 모두 대학 다닐 때 정말 허리가 휘는 줄 알았다"며 "시장인 제가 이 정도인데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오죽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학생들이 주장하는 '반값 등록금'과 관련,"그렇다고 반값 등록금이 이 시점에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기본적으로 대학생들의 주장을 지지하면서 '반값 등록금'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시위의 출발점은 정부에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대학생들이 건의하는 내용을 민주당은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4일 열린 등록금 관련 촛불집회에 참석해 대학생들과 함께 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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