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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슈퍼박테리아 초기 대응 실수 없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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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슈퍼박테리아 초기 대응 실수 없게

입력
2011.06.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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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스웨덴 등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장출혈성대장균(EHEC) 감염증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검역 대상 감염병'으로 긴급 지정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4일부터 일단 독일에서 출발해 한국에 도착하는 항공기의 탑승객과 승무원은 검역을 받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올 초까지 커다란 국가적 손실을 초래했던 구제역 창궐이 초기의 안이한 대응에서 빚어진 점을 감안하면 전염병에 대해서는 과잉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감시와 긴장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까지 EHEC 감염증으로 유럽에서 19명이 사망했고,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도 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 환자들은 모두 독일을 여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의 경우 올 들어 9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나 사망자나 중환자는 없으며 독일 여행과도 무관하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EHEC 감염증을 제1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놓은 우리의 경우 연 평균 40명 가량의 환자가 발생한다니 현재로선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2,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도 의료 선진국인 유럽과 미국조차 발병원인과 감염경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데다 환자의 증상도 제각각이어서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감염은 확산되는데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일종의 슈퍼 박테리아'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드러난 감염경로를 보면 우리의 식생활 습관과 주변 환경은 물론 계절적 요인 등이 EHEC가 발생하고 번식할 여지가 적지 않아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본격적인 검역비상 단계에 들어간 만큼 투명하고 철저한 대비책을 견지해야 한다. 병ㆍ의원은 물론 가정에서도 유사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히 신고해야 하며, 보건 당국은 현황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재는 독일에서 들어오는 항공편을 검역하는 수준이지만, 대상과 방법이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레 겁먹고 소란을 피울 일은 아니나 보건당국이 앞서서 대비하고, 국민 모두가 적극 협조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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