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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나, 아시아 선수 첫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 아버지의 꿈 대신 이룬 말괄량이 '대륙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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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나, 아시아 선수 첫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 아버지의 꿈 대신 이룬 말괄량이 '대륙의 딸'

입력
2011.06.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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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배드민턴이었다.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수준급 아마추어 배드민턴선수로 이름을 알렸지만 문화대혁명의 파고에 휩쓸려 프로 입문도 못해보고 꿈을 접었다. 결국 리나(李娜ㆍ29)가 14세때 심혈관 질환으로 세상을 등졌다.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리기 1년 전이었다.

1982년 중국 허베이성(河北省) 우한(武漢)에서 태어난 리나는 6세때 배드민턴 라켓을 처음 잡았다. 리나는 그러나 배드민턴을 테니스 하듯 쳤다. 테니스가 뭔지도 모를 때였다. 코치는 그의 부모에게 테니스로 전향을 권했다. 아버지는 그런 딸의 재능을 아꼈다. 9세때 테니스에 입문한 리나는 6년만인 15세에 국가대표를 꿰찼다. 2년후엔 프로로 전향했다.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리나는 서키트 대회(가장 낮은 단계의 프로대회)가 성에 차지 않았다. 퓨처스-챌린지 대회를 거쳐 이듬해에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까지 거침없이 나아갔다. ‘날개’를 단 리나는 2001년 베이징 유니버시아드대회선 단ㆍ복식 금메달을 석권, 2관왕을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는 2002년 대표팀 내 갈등과 학업을 이유로 2년간 코트를 떠났다. 그러나 방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4년 대표팀으로 복귀해 그 해 10월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WTA 투어 단식에서 중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리나는 내친김에 이듬해 US오픈 복식 3회전에 진출한 데 이어 2006년엔 윔블던 단식 8강까지 나아갔다. 남녀 선수를 통틀어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 8강에 오른 중국인은 그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는 정지에(鄭潔ㆍ28)와 함께 단식 4강에 합류하면서 황색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올해 호주오픈에서는 아시아 선수 처음으로 단식결승에 오르며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173cm의 작은 키지만 강력한 파워를 실은 서브와 반 박자 빠른 발로 코트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양손 백핸드가 일품이다.

정상급 실력에 비해 성격은 거칠기로 유명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때는 자신을 응원하는 관중을 향해 서슴없이 “입 닥쳐”라고 고함을 질러 언론의 가십거리로 등장하기도 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공개석상에서 남편에게도 욕을 퍼붓는 등 괄괄한 성격 탓에 대표적인 비호감으로 꼽히지만 이번 프랑스 오픈 우승으로 일약 미 프로농구 스타 야오밍(姚明ㆍ31)을 능가하는 대륙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세계랭킹 4위로 올라선 리나는 “다음 목표인 윔블던 챔피언을 향해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영국으로 건너갈 것”이라며 “앞으로 2~3년 동안 경기를 즐긴 뒤 아기를 갖고 싶다”고 CNN에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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