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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 없는 예멘' 시민들 과도정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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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 없는 예멘' 시민들 과도정부 요구

입력
2011.06.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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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부상치료차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고 없는 예멘에서 시민들은 벌써 과도정부구성을 요구하며 아랍의 봄(중동의 민주화)을 만끽하고 있다. 살레 측은 귀국 의사를 밝혔지만 퇴진으로 이어가려는 안팎의 압박이 거세다.

6일(이하 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수만명의 시민들은 '자유로운 예멘 탄생일: 2011년 6월4일' '살레가 없어 더 아름다운 예멘'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로 몰려나와 노래하고 춤을 추며 살레 출국을 축하했다. 시위를 주도한 청년단체들은 과도국가위원회와 전문기술로 무장한 정책관료 중심의 정부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퇴진압박은 커지고, 살레도 흔들리는 분위기다. AP통신은 야권 관계자를 인용, 미국과 사우디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5일 살레 측에 하디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할 것을 요구했는데 살레는 구두로 합의했지만 서명은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의 지도자들은 5일 성명을 내고 "예멘 국민들은 대화와 국가 통합의 정신으로 조화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도 "예멘의 헌법을 준수하면서 평화적으로 즉각 정권이양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투를 벌여온 정부군과 하시드부족은 5일 휴전에 합의했지만 양측간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6일 사나 북부 하사바지역 한 건물 옥상에서 정부군 저격수가 부족들을 향해 총을 쏴 3명이 숨졌다고 하시드 부족은 밝혔다.

축제의 뒤편에는 여전히 살레가 돌아오거나, 아들과 지지자들이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도 공존하고 있다. 예멘 정부는 살레 대통령이 화상에 대한 성형수술 후 2주 뒤 귀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일 사우디로 떠난 살레는 흉부에 박힌 파편 제거와 목 부위 신경외과 수술을 받았는데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사우디 당국이 5일 밝혔다. 최정예 부대인 공화국수비대를 이끌고 있는 장남 아흐메드와 보안 정보기관을 장악한 살레의 조카 3명도 여전히 예멘에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살레의 퇴진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릭 넬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대(對)테러 연구원은 "살레가 예멘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프랭크 J 실루포 조지워싱턴대 국토안보정책연구소 소장은 "포스트 살레 체제가 알 카에다의 준동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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