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천 서울대 총장이 3일 오후 학생들이 점거하고 있는 서울대 본부 건물을 깜짝 방문해 학생들의 요구사항에 대해 본격적으로 토론하기로 약속했다.
오 총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점거 닷새 만에 처음으로 본부 건물로 찾아와 4층 대회의실에서 학생 대표들과 1시간가량 비공개 대화를 나누고, 6일 공식면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면담은 6일 오후 2시 교내에서 학생대표 40여명과 본부 측 보직교수들이 참석해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날 대화는 오 총장을 비롯한 본부 측 교수 4명과 이지윤 총학생회장 등 학생대표 9명,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소속 교수 등이 참석했다. 학생들은 오 총장에게 법인화 추진과 설립준비위원회 구성 과정에서의 비민주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그러나 오 총장은 "오늘은 서울대 총책임자로서 학생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건강하게 잘 있는지 보려고 온 것"이라며 "대답을 준비해 다음 면담 때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 총장과 학생들의 만남은 민교협 교수들의 설득으로 갑작스레 결정됐다.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한 서울대 평의원회는 "학생들은 행정관(본부건물) 점거를 즉각 풀고, 본부는 그간 소통과 대화가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추진하고자 하는 법인화 내용을 명확히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평의원회는 서울대 교수 및 학외 인사 74명으로 구성된 최고의결기구다.
한편 경북대가 2일 실시한 법인화 찬반 학생 총 투표에는 재학생 52.5%(1만284명)가 참여해, 84.8%(8,776명)가 법인화에 반대했다. 경북대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투표결과에 따라 법인화위원회 해체 요구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해 다음주에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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