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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 헤어진 母子 경찰 도움으로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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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 헤어진 母子 경찰 도움으로 상봉

입력
2011.06.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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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지난해 한국으로 추방된 20대 청년이 경찰의 도움으로 한 살 때 헤어진 친어머니와 22년 만에 상봉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지난달 30일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내 법당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구속된 김모(23)씨에게 친모를 찾아줬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와 어머니 김모(44)씨가 이혼해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10세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미국인 양부모 밑에서 자랐으나 두 사람마저 세상을 뜨자 실의에 빠져 폭력사건에 연루 돼 지난 해 8월 미국에서 추방됐다.

한국으로 쫓겨난 김씨는 인천공항을 생활 근거지로 삼아 일용노동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배가 고프면 공항 내 식당과 상점을 털기도 했는데 손버릇을 고치지 못한 그는 지난 달 30일 오후 2시께 인천공항 내 법당에서 돈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을 맡은 주영완 경위는 김씨의 딱한 처지를 들었다. 주 경위는 “이틀간 아무 것도 먹지 못해 배가 고파 돈을 훔친 것을 알고 안쓰러웠고, 김씨의 인상이 선하고 착해 친어머니를 만나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주 경위는 김씨의 호적등본을 토대로 친어머니가 대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만남을 주선했다. 김씨 어머니 역시 흔쾌히 승낙해 3일 오후 3시께 인천남동경찰서 변호인접견실에서 모자가 상봉했다.

모자는 손을 마주 잡고 웃으며 애틋한 마음을 나눴다. 어머니 김씨는 “1살 때 헤어지고 처음 보는데 오면서 아들 생각에 참 많이 울었다. 잃었던 자식을 찾았으니 앞으로 자주 면회를 와야겠다”고 말했다. 아들 김씨도 “구속된 몸이지만 어머니를 만났으니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실형을 받아 교도소에 가더라도 빨리 나와 직장도 잡아 첫 월급으로 어머니께 속옷도 사드릴 것”이라고 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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