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52) 한나라당 의원이 한국농구연맹(KBL) 신임 총재로 선임됐다. 오는 8월로 임기가 끝나는 전육(65) 현 총재는 연임에 실패했다.
남자프로농구 10개 구단의 단장들은 3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5차 임시총회를 열고 한 의원을 제7대 KBL 총재로 선출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총회는 10시40분에 회의 결과를 발표할 만큼 일찍 끝났다. 결과 발표를 맡은 최형길 전주 KCC 단장은 “1차 경선에서 한선교 의원이 재적 회원 3분의2(7표) 이상의 득표를 해 바로 마쳤다”고 했다. 지난 1일 3시간 가까이 계속된 4차 총회에서는 세 후보 중 1차 투표에서 이인표(68) KBL 패밀리 총재가 탈락하고 한 의원과 전 총재가 2~5차 투표까지 5대5로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5차 총회에서 총재 문제를 결론 짓기로 한 각 구단은 6대4로 나뉠 경우 6표를 얻은 후보만을 놓고 찬반을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해당 후보가 찬반 투표에서 7표 이상을 얻지 못할 경우 새 후보로 처음부터 경선을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었지만 한 의원이 7개 구단의 지지를 획득, 사상 처음으로 경선을 거친 총재로서 KBL을 이끌게 됐다.
대일고-성균관대를 나온 한 의원은 제 17, 18대 재선의원이다. 1984년 MBC 아나운서로 얼굴을 알린 뒤로는 인천 대우(현 전자랜드)의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4차례 계속된 투표에도 이동이 없었던 표심은 이틀간의 물밑 유세 끝에 한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 한 의원은 “어제(2일)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각 구단을 찾아가 인사 드리고 충분히 설명드렸다. 국회의원 겸직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던 일부 구단이 열정적으로 뛰는 모습에 마음을 바꾸겠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1차 투표에서 나온 5대5 결과가 전 총재에 대한 불신임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시각도 있다. 전 총재는 최근 8개 구단 단장들과 스페인에 다녀왔는데 순수한 해외 연수였다고는 하지만 시기가 묘했다. 한 의원 측으로선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전 총재에게 돌아온 표는 5표가 전부였다. 침체된 프로농구에 새 바람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형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고 결국 새 얼굴로의 교체로 이어진 셈이다.
3년 전 전 총재가 추대되는 바람에 한 차례 좌절하기도 했던 한 의원은 “언론과의 스킨십, 구단과의 스킨십, 팬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발로 뛰겠다. 정치인이 프로 스포츠 수장을 맡는 데 대해 부정적인 눈길이 있을 수 있지만 출근을 KBL로 하겠다”면서 “지상파 중계를 늘리고 경기장 등 시설 개선에도 힘쓰겠다. 3년 전 122만명이었던 한 시즌 누적 관중이 지난 시즌엔 110만대로 줄었는데 임기 내에 150만 관중을 반드시 돌파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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