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후계자'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조광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동원(20ㆍ전남)을 시험 무대에 세운다. 조 감독은 5일 대표팀 훈련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가나와의 친선 경기(7일 오후 8시ㆍ전주월드컵경기장)에 지동원을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감독은 "오른쪽 측면의 이청용(볼턴)이 바깥으로 많이 벌려 나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왼쪽 날개는 중앙으로 파고 들어 세컨드 스트라이커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가나전에 지동원을 선발 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지동원은 왼쪽 측면에서도 충분히 자기 몫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카타르 아시안컵 때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없을 때 왼쪽 측면에 세운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동원의 포지션 변경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시작을 앞두고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마지막 전술 테스트로 풀이된다. 조 감독은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에서 지동원을 붙박이 원 스트라이커로 중용했다. 박주영이 부상으로 결장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박주영이 최근 A매치 2경기 연속 골을 터트리는 등 원 스트라이커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동원을 최전방에 세우고 박주영의 포지션에 변화를 줄 까닭은 없다. 따라서 조 감독은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왼쪽 측면에 지동원을 세워 박주영과의 호흡을 시험하겠다는 뜻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조 감독은 "가나전에서는 지동원과 박주영이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을 이끄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박주영과 지동원의 호흡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감독은 2월 트라브존에서 열린 터키와의 친선 경기(0-0)에서 이 같은 공격 전술을 시험했다. 당시 지동원이 최전방, 박주영이 섀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지만 후반 들어 박주영이 최전방으로 나서고 지동원이 왼쪽 측면으로 빠졌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도 지난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같은 형태의 공격 조합을 시험했다.
지동원은 4일 훈련이 끝난 후"감독님으로부터 측면에서 뛰지만 '세컨드 스트라이커' 같은 임무를 수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동원이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기며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은 중앙 미드필더 자리 싸움으로 밀려나게 됐다. 조 감독은 "김보경은 미드필더로 활용해볼 생각이 있다. 이청용이 빠지게 된다면 그 자리에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자철은 측면 요원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김정우(상주 상무)의 자리에서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주=김정민 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