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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여름 얼리는 팥빙수도 할머니 손맛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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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여름 얼리는 팥빙수도 할머니 손맛이 좋아!

입력
2011.06.0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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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만들어주는 그런 팥빙수 있잖아요. 그게 비법이죠."

서울 성북구 부암동 카페 '플랫274'를 운영하는 김효주씨는 '할머니 팥빙수' 예찬론을 편다. 오동통하게 푹 삶은 팥과 솜처럼 고운 얼음, 거기다 쫄깃한 떡과 우유만 넣어 무심한 듯 정성스레 만든 팥빙수를 말한단다. 이 카페의 대표 메뉴에 '솔직한 팥빙수'란 소박하면서도 자부심이 느껴지는 이름을 붙인 것도 그래서이다.

할머니의 손맛을 닮은 소박한 팥빙수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형형색색 화려한 과일과 각종 장식으로 치장한 빙수가 사람들의 눈길을 잡는다면 팥을 수북이 얹은 팥빙수는 사람들의 입맛을 끌어당기며 승부를 건다. 국내산 팥과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삶는 온도와 재료 배합비율, 얼음의 결까지 신경 써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는데 주력한다.

옛날 팥빙수 바람의 원조, 밀탑

전통 팥빙수의 선두주자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과 목동점에서 성업중인 26년 역사의 '밀탑'이다. 팥과 얼음, 우유, 떡 네 가지 기본재료만 사용하는 전통 팥빙수의 유행을 맨 처음 불러일으켰다. 팥빙수의 명소답게 여름 성수기 한 달 매출만 2억원 안팎에 달한다. 한 달에 무려 2만8,000여 그릇을 판 셈. 대표 메뉴인 밀크팥빙수 맛의 비법은 속이 터지기 직전까지 푹 삶아낸 팥과 눈처럼 곱게 간 얼음, 아침마다 방앗간에서 뽑아온 찰떡을 쓴다는 데 있다. 7,000원.

머슴 밥그릇에 담은 솔직함, 플랫274

플랫274의 '솔직한 팥빙수' 역시 곱게 간 얼음에 푹 삶아낸 팥과 우유를 넣고, 인절미 4,5개를 올린다. 색다른 점은 12가지 곡물을 섞어 간 미숫가루와 땅콩가루를 살짝 뿌리고 경북 영주시 공방에서 공수해온 큼직한 머슴 밥그릇에 푸짐하게 담아낸다는 것. 김효주씨는 "인절미는 부암동을 샅샅이 뒤져 찾아낸 방앗간에서 만들어오는데, 굳기 전 잘라 랩으로 꽁꽁 싸매 냉동실에 보관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머슴 밥도 모자랄까, 팥을 추가로 그릇에 담아내는 후한 인심도 발길을 잡아 끈다. 8,000원.

우유 대신 찬물로 조금씩 우려내는 더치커피를 넣은 빙수도 별미다. 더치커피는 카페인이 거의 없고 원두의 맛을 풍부하게 담은 것이 특징. 정수된 물이나 시판 생수를 써 찬물로 뽑아내는데 4~8시간 정도 내려야 겨우 한 잔이 나올 정도로 오래 걸려 '성실한 팥빙수'라 이름 붙였다. 1만2,000원.

깔끔한 맛에 몸까지 생각, 담장옆에국화꽃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카페 '담장옆에국화꽃'은 조린 밤과 말린 대추를 고명으로 살짝 얹은 팥빙수로 유명하다. 한상준 총괄책임자는 "따뜻한 성질이 든 대추와 밤을 차가운 빙수와 함께 먹으면 상호보완 효과가 커 몸에 더 좋다"며 "좋은 재료를 써 너무 달지 않고 입에 잔 맛이 남지 않게 하는 게 비법"이라고 했다. 그릇은 보냉과 살균 효과가 있는 방짜유기를 쓴다. 보기에 좋을 뿐 아니라 얼음 녹는 속도를 늦춰 천천히 맛을 음미할 수 있다. 7,000원.

삼색떡으로 낸 멋과 맛, 팥꽃나무집

2009년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팥꽃나무집도 팥과 얼음, 우유, 떡만 들어간 팥빙수를 선보인다. 곱게 간 얼음과 진득한 팥이 전통 팥빙수 명가들과 견줘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찹쌀, 호박, 쑥으로 만든 쫄깃한 삼색 떡을 올리고, 미리 차갑게 얼린 놋그릇에 담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원하는 사람에 한해 미숫가루를 제공하고, 팥도 리필이 가능하다. 6,000원.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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